PCSK9 억제제, 효과는 확실-약가는 난제
스타틴 사각지대 해소...모호한 기준은 해결해야
“PCSK9억제제가 심혈관 질환에 맞춤의학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기대와 함께 회의적인 시선까지 동시에 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억제제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프랄런트(성분명:알리로쿠맙, 사진)의 시판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암젠도 조만간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직 제품 출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급여의 문턱을 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고 있지만, 스타틴으로는 답을 얻을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데이터를 내놓은 터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PCSK9 억제제는 저밀도지단백수용체(LDL Receptor)와 PCSK9의 결합을 억제해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인간 단일클론 항체다.
실제로 PCSK9 억제제는 주요 임상연구에서 기존에 스타틴을 최대 용량으로 사용하고도 LDL 콜레스테롤이 목표수치에 이르지 못하던 환자들의 치료목표 도달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최대내약용량의 스타틴 요법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포함된 환자에게 프랄런트 병용 투여한 임상연구에 따르면(ODYSSEY COMBO I & COMBO II), 프랄런트를 병용 투여한 군에서 위약군 대비 치료 24주 후 LDL-C수치가 29.8~45.9%감소했다.
또한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 대상 임상연구에서는(ODYSSEY FH I & FH II), 프랄런트 치료군의 59.8%(FH I) 및 68.2%(FH II)가 24주째에 LDL-C치료목표에 도달했다.
항체 치료제인 만큼 일부 PCSK9 억제제의 경우 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는 했지만, 프랄런트의 임상에서는 52주 치료기간 동안 일관된 감소 효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내성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약가다. 외신에 따르면, PCSK9억제제의 약가는 연간 약 1만 4000달러, 대략 1600만원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PCSK9억제제의 치료효과에 비해 약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힐난하고 있다. PSCK9 억제제의 효과에 주목하면서도 시장 성공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다.
결국, 초기에는 LDL-C 강하가 필요한 심혈관질환 고위험 군 환자 중 스타틴으로는 불충분한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프랄런트의 허가사항은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성 및 비가족형),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성인 환자의 치료를 위해 식이요법에 대한 보조요법으로,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으로 LDL콜레스테롤(이하 LDL-C)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스타틴 또는 스타틴 및 다른 지질 저하 치료제와 병용해 사용하거나,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지질 저하 치료제와 병용해 사용하도록 적응증을 받았다.
급여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나 스타틴의 최내 내약 용량, 스타틴 불내성 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만큼, 이에 대한 컨센서스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물론 임상 설계에서는 정확한 기준이 있었지만, 백인들이 대부분이었던 임상 연구의 기준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사노피측에서도 한국인과 대만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추진, 관련 데이터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서양인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터라 국내 현실에 맞는 기준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측에서는 관련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면 지원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타틴으로 LDL-C 감소효과가 불충분한 환자에서 PCSK9 억제제로 LDL-C 수치를 추가적으로 낮추는 것이 실제 심장질환 예방효과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이미 사노피에서는 PCSK9 억제제의 실제 심혈관질환 감소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내년쯤 관련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교수는 “LDL-C를 낮추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보호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예상대로 심혈관질환 보호 효과가 확인되고 약가도 어느정도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인하되면 심혈관질환의 맟춤치료에도 효과적으로 기여하리라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실례로 그는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보통 한 달 이내에 추가 이벤트가 발생한다”면서 “아직 허가사항에는 없지만, 이러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면 그 사이 사망위험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투약 간격도 2주에서 한 달, 6개월 정도로 넓어지면 매일 먹어야 하는 스타틴 보다 복약순응도에서도 장점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PCSK9 억제제가 필요한 환자가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나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스타틴 불내성 환자 등 세가지 그룹이지만, 점점 더 활용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PCSK9 억제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