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5 제약, 양극화 속 대웅제약 5위 선점
녹십자·종근당 강세 여전...동아·한미 선전기대
상위제약사들의 실적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사연 속에 BIG5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다.
최근까지 발표된 주요 상장제약사들의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BIG5 주위의 상위제약사 중 녹십자와 종근당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등 3사는 나란히 역성장했다.
이 가운데 녹십자는 전년 동기대비 12.8% 성장하며 개별재무제표로도 1조원을 넘어섰다. 1조 3000억대의 매출액이 예상되고 있는 유한양행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녹십자의 뒤를 이어서는 종근당이 40.4%의 성장률을 기록, 8320억원의 매출액으로 3위 자리를 예약했다.
지난해 1분기 MSD로부터 대형 품목들을 대거 영입한 덕에 1500억대의 분기매출규모를 2000억대로 끌어올리며 몸집을 키웠다.
특히 3분기까지 2000~2050억원에 머물던 매출규모가 4분기에는 2200억원에 근접하며 외형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
2015년 이후 새롭게 도입한 품목들의 매출 규모만 2500억대로 종근당의 분기매출 규모를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MSD와의 판권계약 만료로 대형품목들을 종근당에 넘겨준 대웅제약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2015년 8005억원으로 8000억대를 갓 넘어섰던 매출 규모가 7940억원으로 0.8% 줄어들며 7000억대로 후퇴한 것.
다만, 연매출 규모 2000억대의 대형 품목들을 내어주고도 실제 매출액 감소폭이 60억원에 그쳤을 정도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자누비아와 자누메트를 내어준 후 제미글로와 제미메트를 도입해성공적으로 키워냈고, 바이토린과 아토젯의 빈 자리는 크레스토를 도입하고 올로스타를 육성해 성공적으로 메웠다.
비록 대형품목을 내준 탓에 2000억대의 분기매출 규모가 지난해 1900억대로 줄어들었지만, 4분기에 들어서 2131억원까지 끌어올리며 다시 2000억대로 복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2131억원의 분기매출액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 2140억원의 매출액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2015년 1분기까지 100억원을 넘지 못했던 수출실적을 지난해 4분기 300억대까지 끌어올리며 내수실적과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지난해 대웅제약의 연간 수출액은 995억원으로 2015년 대비 44.3% 급증, 1000억대에 거의 다가섰다.
덕분에 대웅제약은 5000~6000억 규모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5위 경쟁에서 다소 여유를 갖게 됐다.
현재까지의 추세로는 나란히 6000억대 중후반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는 한미약품과 광동제약의 5위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2015년 연달아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녹십자보다 앞서 개별재무제표 기준 1조원 돌파에 성공했던 한미약품은 그에 따른 역기저 효과와 일부 기술 수출 품목의 계약 변경으로 인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77.2% 급감, 1237억원에 그쳤으며, 이에 따라 연간 매출액도 6877억원으로 2015년 대비 38.2% 급감했다.
지난 3분기까지 광동제약이 분기평균 1600억대의 매출로 4800억대의 누적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5위 경쟁에서는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아직 광동제약의 성적표가 공개되지 않은 터라 자신은 할 수 없다.
특히 4분기 매출액은 5위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진 동아에스티보다 더 부진해, 향후 5위 경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5년, 부진을 털어내고 성장세를 회복했던 동아에스티는 2분기 1500억대까지 회복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스티렌의 추가약가인하 여파 등으로 다시 부진에 빠져 4분기에는 1200억대까지 밀려났다.
2분기 900억대에 근접했던 전문의약품 실적이 4분기에는 600억대로 급감했고, 1분기 447억원에 달했던 수출실적도 꾸준히 줄어 4분기에는 299억원까지 축소됐다.
이로 인해 연간 매출액 규모가 5603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대비 1.3% 줄어들어 6000억대 중후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이는 5위 경쟁에 끼어들 틈도 없어졌다.
그러나 반전의 카드는 있다. 동아에스티의 4분기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지난 연말 애브비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금 4000만 달러 중 일부(13억원)만 반영된 탓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대표이사 변경과 영업조직 정비에 따른 유통재고 조정 등으로 전문의약품 실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반짝 실적보다는 안정감 있는 꾸준한 실적에 무게감을 두는 모습이다.
애브비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일시반영하지 않고 36개월로 분할 인식해 변동성을 줄였고, 수익성이 낮은 도입품목들의 판권을 반납한 것.
이로 인해 올해도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우리란 평가지만, 최근 원외처방 시장에서 신제품들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스티렌의 약가인하 충격이 줄어드는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