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지조사 때문? 강릉 비뇨기과 의사 자살

건보공단 압박 받았나...의협, 강경대응 예고

2016-12-3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지난 8월 광화문 앞에서 열린 안산시 비뇨기과 원장 추모대회 및 현지조사 개선 촉구 결의대회.

현지조사와 관련해서 또 한 명의 개원의가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건보공단의 현지확인 통보를 받은 비뇨기과 개원의가 이에 대한 압박감으로 목숨을 끊었는데 지난 7월 안산시 비뇨기과 개원의 사건과 유사해 주위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1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강릉에서 비뇨기과의원을 운영하던 40대 의사 A씨가 지난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현지확인 대상에 올랐고, 이를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의 현지확인은 복지부의 현지조사와 비슷한 제도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청구했는지 등을 조사한다.

건보공단은 이를 통해 부당청구 사실을 적발하면 비용을 환수하고, 이에 불응할 시엔 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하기도 한다.

A씨는 건보공단이 사마귀 제거 비용을 이중청구 했다며 현지확인을 하겠다고 하자 거부했고, 이로 인해 복지부가 현지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다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게 주위의 추측이다.

의협은 고인의 명복을 위로함과 동시에 이번 사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의협 김주현 기획이사겸대변인은 “현지확인을 거절한 뒤, 복지부가 현지조사를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에 대한 두려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산시 비뇨기과 개원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어서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소식을 접하고 추무진 회장과 의협 관계자들도 현지로 가려고 했으나 유족들이 조문을 받지 않겠다고 해서 가지 못했다. 의협에서 보낸 조화도 거절했다”며 “대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어홍선 회장이 의료계 대표로 조문을 갔고, 추 회장도 어 회장에게 연락해 유족에게 조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추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식으로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싸움에 의사 회원이 말려들고, 이로 인해 안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닌지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김 대변인은 “안산시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게 추 회장의 의지”라며 “이제까진 악법이라도 지켜야한다는 게 의사들의 순수한 생각이었지만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함에 있어 정부와 국회의 책임을 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