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의약품, RA치료제 신화 잇는다

시장 팽창 전망...로이터 "3배 이상 확대"

2016-12-26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편두통 예방을 위한 의약품들이 과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들의 성공 사례를 재현할 잠재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약 20여 년 전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사들은 연이어 제품을 발매하면서 해당 치료 시장의 규모를 크게 확대시켰다.

이러한 생물의약품들 중 대부분은 지금까지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록해왔다. 오늘날 편두통 예방약 시장도 여러 측면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들이 연이어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시점에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현재 암젠을 비롯한 대형 제약회사 4곳과 앨더 바이오파마슈티컬스(Alder Biopharmaceuticals) 같은 소형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생물의약품들을 먼저 발매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 중에서도 암젠이 내년에 최초로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 파이퍼 제프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오늘날 편두통은 과거에 류마티스관절염이 그러했듯이 시장 규모는 큰 편이지만 치료율과 진단률이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환자의 삶의 질, 기능, 자원 활용성 측면에서 질병 부담이 높은 편”이며 “이러한 시장 역학 때문에 비슷한 기전을 가진 약물일지라도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편두통 환자들은 대개 항우울제, 고혈압 치료제 혹은 보톡스 등 다수의 의약품으로 치료를 받지만 치료에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약 4000만 명이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약 1300만 명은 중증 편두통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료시장 조사기관인 디시전리소시스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부 및 일본에서 편두통 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 30억 달러에서 2025년에 100억 달러 이상으로 팽창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애널리스트들은 효과적인 의약품이 부족한 현실과 환자수를 고려했을 때 각 제품들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시장의 경우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에 암젠의 엔브렐(Enbrel)을 시작으로 3종의 생물의약품이 승인됐으며 이러한 의약품들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에도 승인되면서 매출이 더욱 증가했다. 편두통 치료제도 나중에는 두통을 동반하는 다른 질환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암젠이 노바티스와 제휴를 맺고 개발 중인 후보약물은 지난달에 두 번째 후기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일라이 릴리나 테바의 후보약물들은 각각 2017년과 2018년에 후기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앨더의 후보약물 ALD403은 가장 늦게 승인 신청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투여 편리성 덕분에 상당한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라는 통증 신호와 연관된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과거에 MSD가 편두통 완화 치료제로 개발하던 약물을 포함해 화학적으로 합성된 전통적인 유형의 CGRP 표적 약물들은 독성 문제 때문에 개발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비해 새로 개발되는 생물의약품들은 안전성 및 효능 연구 결과가 고무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물의약품들은 보통 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높은 가격이 책정되지만 암젠을 비롯한 편두통 의약품 개발사들은 최근 약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인식해 신중하게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편두통 의약품 개발사들이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않더라도 판매량만으로도 충분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