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파? 제약사 기부금 ‘급감’
지난 3분기, 3분의 1로 축소..9개월 누적 55억 감소
상장제약사들의 기부금 지출액이 3분기에 들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제약사들의 눈치보기에 극에 달했던 만큼, 법 시행의 영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50여개 상장제약사 중 지난해 3분기에 대규모로 기부금을 지출했던 녹십자와 경동제약 2개사의 기부금이 크게 줄어든 것이 전체 상장제약사의 기부금 규모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김영란법의 여파인지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뉴스가 11, 12월 결산 상장제약사 중 3분기보고서에 기부금 지출액이 기재된 51개 업체의 기부금 지출액을 집계한 결과, 9개월 누적 합산 기부금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전년 동기보다 기부금 지출액이 더 컸지만, 3분기에 들어서는 전년 동기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기부금 지출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업체수로는 51개 업체 중 3분기에 들어 기부금 지출액이 줄어든 업체가 25개사, 9개월 누적은 26개사가 기부금 지출액을 줄여 김영란법의 여파가 전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기부금 규모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지난해 기부금 지출액이 컸던 녹십자와 경동제약이 올해 들어 지출액을 크게 줄인 영향이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40억 이상의 기부금을 지출했던 녹십자는 지난 3분기 기부금 지출액이 7600만원으로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25억 가량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던 경동제약도 지난 3분기에는 3200만원만 지출해 주머니 단속에 나섰다.
양사가 줄인 기부금 규모만 해도 전체 상장사들의 기부금 지출액 감소폭을 크게 상회한다. 실상 두 업체의 기부금 단속이 상장제약사 기부금 지출액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전년 동기에 비해 3분기 기부금 지출액이 증가한 업체 중에서는 이연제약이 3억 4400만원을 늘려 가장 컸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광동제약 등이 2억 5500만원과 2억 3500만원을 늘리는 데 그치는 등 녹십자와 경동제약이 줄인 기부금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분기 누적 기부금 지출액도 이연제약이 6억 7900만원을 늘린 것이 가장 컸고, 유한양행이 4억 7700만원, 알보젠코리아는 4억 900만원을 늘려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편, 3분기 누적 기부금 지출액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13억 500만원으로 가장 컸다. 3분기 누적 기부금 지출액이 10억원을 넘어선 업체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유일했다.
이어 광동제약이 9억 8100만원, 한독이 8억 4500만원, 유한양행이 8억 1300만원, 이연제약은 7억 9400만원, 알보젠코리아가 7억 5400만원, 동아에스티가 6억 4500만원, 동국제약은 5억 6000만원으로 5억원을 상회했다.
다음으로 경동제약이 4억 9200만원, 삼진제약이 3억 7600만원, JW중외제약이 3억 7000만원, 녹십자는 3억 4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보령제약이 2억 6000만원, 비씨월드제약이 2억 5000만원, JW생명과학이 2억 3200만원, LG생명과학은 2억 1900만원, 한미약품이 2억 1200만원, 부광약품은 2억 100만원으로 집계됐고, 삼일제약과 동성제약, JW신약, 진양제약, 종근당 등도 1억 이상을 기부금으로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