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리캡 1회용 점안제 논란 재점화
‘사용 후 즉시 폐기’ 허가사항 상충...현실성 반론도
1회용 점안제의 재사용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식약처의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회용 점안제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고,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식약처는 1회용 무보존제 점안제의 재평가 결과를 공시하고, 한 번 사용한 1회용 점안제는 다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주의사항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후 일선 업체들은 ‘1회 사용 분량’에 맞춰 용기 한 개당 점안제 용량을 줄이는 등 개선에 나섰지만, 기존에 판매하던 리캡 형태의 고용량 제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됐다.
특히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1회용 점안제의 리캡 용기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그 결과 식약처의 허가 변경 조치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난해 식약처가 1회용 점안제의 허가사항을 변경한 이유는 안전성 문제 때문이었다.
한 번 사용하고 난 뒤 마개를 다시 막아 보관하게 될 경우 용기 안에 들어 있는 점안제가 변질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개봉 후 한 번만 사용하고 남은 제품은 즉시 폐기하도록 했다.
허가사항 변경에 발맞춰 다수의 제조사들이 리캡 용기가 아닌 포장에 소용량으로 제품을 속속 출시했지만, 기존에 판매하던 고용량 리캡 제품 역시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량 리캡 제품의 판매를 유지하는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동안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그동안 안전상 부작용 보고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리캡 용기를 사용할 경우 하루 한 개 제품만 들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지만, 소용량 제품을 사용할 경우 여러 개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른다는 점도 반대의 이유로 제시됐다.
이에 더해 소용량 제품을 여러 개 사용할 경우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해외에서도 리캡 제품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뒤따르고 있다.
반면 허가사항 변경에 따라 소용량 1회용 제품을 새로 출시한 업체 입장에서는 허가사항 변경이 사실상 강제력이 없어 신제품을 출시한 보람이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용량 리캡 제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상황인 것은 물론 가격에도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은 리캡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허가 변경이 현실에서는 큰 의미가 없고, 오히려 변경 내용을 충실히 지킨 제약사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
결국 각 업체의 상황에 따라 고용량 리캡 제품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식약처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