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퀴스, NOAC 시장 판도 '뒤집기' 목전
미국에서 자렐토 턱밑 추격...Real-world 데이터 압도
올해 들어 연달아 경쟁제품을 압도하는 실처방(Real-World) 데이터가 발표된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BMS·화이자)가 선발주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의약뉴스가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 엘리퀴스의 미국내 매출액은 5억 1200만 달러로 NOAC시장 선두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 바이엘·존슨앤드존슨)의 5억 2900만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매출 비교는 BMS의 보고서와 자렐토의 미국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의 보고서를 토대로 했다.
이에 앞서 IMS Health Data는 지난 3분기 미국 NOAC 시장에서 자렐토의 점유율을 46.5%, 엘리퀴스는 42.5%로 보고했다.
같은 기간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베링거인겔하임)의 점유율은 10.5%, 릭시아나(성분명 에독사반, 다이이찌산쿄)는 0.5%에 그쳤다.
프라닥사와 자렐토에 비해 미국 시장 진출이 늦었던 엘리퀴스는 출시 1년 반여 만에 프라닥사를 넘어섰고, 이후 2년여 만에 자렐토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외신은 이처럼 엘리퀴스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한 배경을 1일 2회 용법에 대한 신뢰로 설명하고 있다.
엘리퀴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이전에는 1일 2회 용법이 단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오히려 자렐토의 1일 1회 용법이 24시간 지속적인 항응고 효과에 의문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발표된 다양한 리얼 라이프 데이터에서 엘리퀴스는 경쟁제품인 프라닥사는 물론 자렐토와 비교해서도 효과와 안전성의 모든 측면에서 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최근에는 엘리퀴스가 치료 지속성에서도 1일 1회 용법의 자렐토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 1일 2회 용법의 단점이 실제 처방환경에서는 별다른 제약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먼저 지난 7월, 메이요 클리닉이 미국심장학회 저널(JAHA)에 보고한 리얼 월드데이터에 따르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과 비교한 엘리퀴스의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위험비(Hazard Ratio, HR)는 0.67로 프라닥사의 0.98과 자렐토의 0.93보다 앞섰다.
뿐만 아니라 출혈 위험에 있어서도 주요 출혈 위험비는 0.45로 1.04에 그친 자렐토는 물론 프라닥사의 0.79보다 더 뛰어났다.
나아가 위장관계 출혈 위험에 있어서는 프라닥사가 1.03, 자렐토가 1.21로 집계된 반면, 엘리퀴스는 0.51에 그쳐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이어 9월 유럽심장학회지(EHJ)에 게재된 노르웨이 레지스트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비판막성 심장세동 환자에 있어 와파린 대비 주요 출혈 위험이 엘리퀴스가 0.70으로 0.74의 프라닥사나 1.05의 자렐토에 앞섰다.
또한 75세 이상 고령환자에서의 주요 출혈 및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위험도 엘리퀴스가 0.72로 프라닥사의 0.84나 자렐토의 1.14와 비교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나아가 위장관계 출혈 위험도 엘리퀴스만이 0.77로 1보다 낮았다. 다만, 두개내 출혈 위험에서는 엘리퀴스가 0.56으로 프라닥사가 0.46보다는 다소 높았지만 자렐토의 0.93보다는 앞섰다.
흥미로운 부분은 치료 지속성이다. 지난 9월 영국의학회지(BMJ)에 게재된 리얼월드 데이터에 따르면, 12개월의 연구기간과 2개월의 관찰기간 등 총 14개월간의 치료 지속성을 분석한 결과, 와파린 대비 엘리퀴스의 상대적 위험비는 0.92로 와파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프라닥사의 상대적 위험비는 1.67에 달했고, 자렐토도 1.41로 엘리퀴스와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치료 지속성의 상대적 위험비는 각각 3, 6, 12개월 시점 모두에서 일관된 경향을 나타냈다.
동일한 Xa 억제제이면서 1일 2회 제형임에도 불구하고 1일 1회 제형으로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보다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렐토와 비교해 치료 지속성에서는 오히려 앞섰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3분기에 들어서 연이어 엘리퀴스에 우호적인 리얼 라이프 데이터들이 발표되고 있어 4%p 차이로 좁혀진 1, 2위 다툼에 조만간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국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에서는 여전히 자렐토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1일 1회의 장점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자렐토는 지난 2분기 80억원의 매출을 기록, 같은 기간 매출규모가 40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엘리퀴스에 넉넉하게 앞섰다.(IMS Health Data)
자렐토와 비교한 엘리퀴스의 매출규모는 49.4%로 1분기 46.9%보다 개선됐지만, 매출액 차이는 38억원에서 41억원으로 더 커졌다.
반면, 엘리퀴스는 지난 2분기에 들어서 선발주자였던 프라닥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2위로 올라섰다.
프라닥사는 NOAC 가운데 최초로 역전제를 출시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