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신약개발보다 실적으로 중심이동
투자심리 위축 우려...에스티팜 주목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의 폐암신약 올리타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면서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실적주로 눈길을 돌리라는 조언이 나왔다.
지난해 2월, 한미약품이 연이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제약주들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선두에선 한미약품을 비롯해 제약주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나타났으며, 특히 신약개발 호재가 있는 JW중외제약과 종근당, 삼진제약, 일양약품 등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그러나 지난 30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올리타와 관련한 라이센스 계약 파기를 선언한 데 이어 식약처에서 올리타 임상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 소식을 발표하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은 물론 동아에스티와 대웅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등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한미약품의 부정적 이슈가 다른 업체의 기술수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으며, 나아가 한미약품의 다른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우려가 섞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올리타 논란이 한미약품의 다른 품목은 물론, 다른 업체에 주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약 개발 관련업체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우려하며 실적주로 눈길을 돌릴 것을 권유했다.
김 연구원은 “신약 개발에 있어서 임상 실패리스크는 항시 존재하지만, 올무티닙 계약 규모가 8000억원을 상회했고 빠른 임상속도로 기대가 컸던 터라 제약ㆍ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따라서 당분간 신약 개발주보다는 실적주 중심의 투자를 권고한다”며 C형 간염 치료제와 올리고헥슨 API를 생산하는 에티팜, 안정적인 FP-DR 수출에 신제품 TDI 카메라가 기대되는 뷰웍스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122만원에서 71만원으로 하향한다”면서도 “기존 밸류에이션에서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의 가치는 주당 5만 5000원으로 크지 않았다. 올무티닙이 EGFR T790M 변이 환자에만 쓰여 시장이 작기에 최근 5건의 대규모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중 가장 작은 가치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투자심리”라며 “이번 임상 중단으로 나머지 4건의 기술수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추가적인 주가하락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연구원은 한미약품에 대한 투지의견을 BUY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그는 “올무티닙의 임상 중단은 분명 악재이지만, 이 때문에 1조원에서 5조원에 달하는 일라이 릴리, 사노피, 얀센, 제넨텍 대상 기술수출이 폄하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과거 비슷한 사례로 2010년 4월 20일 길리어드가 LG생명과학의 간질환치료제 Caspase의 임상을 중단을 꼽을 수 있다며 당시 LG생명과학의 주가가 22.9% 하락 후 반등했음을 상기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이 당시 LG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Caspase와 지속형 성장호르몬이 대부분으로,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한미약품의 올무티닙보다 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미약품으로 인한 신약 개발주의) 주가 하락이 진정되면 낙폭과대 및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레고켐바이오와 큐리언트, 제넥신, 아이진 등 신약 개발업체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각 업체마다 1~2품목의 기술수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으며, 한미약품의 임상실패가 이들 업체의 기술수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