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젠보야, 스트리빌드 약점 메우다
TAF기반 단일정 복합제...신장·골밀도 이슈 잠재워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대표 이승우)가 새로운 1일 1회 1정 단일정 복합 HIV치료제 젠보야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젠보야는 HIV 치료에 있어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백본인 트루바다 중 테노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을 표적 프로드럭(prodrug)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enofovir Alafenamide, TAF)로 교체한 4제(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단일정 복합 HIV치료제다.
TDF는 최근까지 HIV 치료에 있어 가장 널리 활용되어 왔지만, 신장이나 골밀도와 관련한 부작용 우려가 끊임없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TAF는 림프구 내로 흡수된 후 테노포비르 성분으로 활성화되어 HIV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발휘되는 표적 프로드럭으로, TDF 제제의 10분의 1의 용량으로도 비열등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며, 혈류 속 테노포비르 양을 감소시켜 테노포비르에 의한 신장과 뼈에 관련된 부작용을 개선했다.
이미 스트리빌드로 단일정복합 HIV치료제 시장을 리드하고 있던 길리어드는 스트리빌드의 구성성분 중 TDF를 TAF로 변경한 젠보야를 통해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나아가 그는 “이제 HIV는 급성기에 사망하는 사례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젊은 신규 감염인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40대 이상이 늘고 있다”고 장기적인 치료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HIV감염인은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이나 제2형 당뇨, 심혈관계질환, 골다공증 등 동반질환의 유병률이 높다”면서 “장기 생존인들의 합병증과 삶의 질을 고민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HIV가 평생 관리해야하는 만성질환으로 변화함에 따라 복약순응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단일정 복합제의 비중 또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IMS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 도입된 HIV 치료제 백본 및 단일정복합제 시장에서 단일정복합제의 비중이 전년 동기대비 배 이상 증가하며 35%를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HIV치료제 시장에서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치료제들은 대부분 내약성이나 순응도가 우수한 약물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진범식 센터장은 “최근에는 써드에이전트 중 인테그레이즈 억제제의 비중이 80%가 넘어서고 있다”면서 “단일정 복합제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이유지만, 부작용이 적은 것도 큰 이유”라고 소개했다.
젠보야는 이처럼 장기적인 HIV치료를 위해 보다 더 안전하고 간편한 치료옵션을 제공하고자 개발된 단일정 복합제다.
이어 “TDF는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HIV치료제지만, 골밀도나 신장기능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20대에 진단받아 노년기까지 수십년간 치료를 이끌고 가기위해서는 보다 더 이상적인 약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고 젠보야의 주요 구성성분인 TAF의 개발 배경을 소개했다.
실제로 젠보야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 유무에 관계없이 진행된 여러 임상연구에서 비열등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내약성을 입증했다.
먼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HIV-1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이중맹검, 통제 임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 결과, 치료 48주차 환자의 92%에서 HIV바이러스 억제효과(HIV-1 RNA < 50 copies/ml)를 달성해 비교균(스트리빌드, 90%)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확인됐다.(95% CI)
또한 기존 치료요법으로 안정적인 바이러스 수치 억제 효과를 보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는 48주차 환자의 97%에서 HIV바이러스 억제효과를 확인해 비교군(TDF-based regimen, 93%) 대비 비열등한 효과를 확인했다.(95% CI)
오히려 홀 교수는 “97%와 93%의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차이가 있는 우월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반면 젠보야가 신장 및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48주차 평균 단백뇨 수치변화는 젠보야군에서 –3%, 비교군은 20%로(p<0.0001)로, 고관절과 척추의 골밀도 변화는 젠보야군이 각각 –0.66%, -1.30%, 비교군은 –2.95%, -2.86%로 나타났다.(p<0.0001)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베이스라인 대비 요중 단백질/크레아티닌 비율(UPCR)의 평균 변화율이 젠보야로 변경한 그룹이 –21%였던 반면, 비교군(트루바다 백본 표준요법 유지)은 10%로 젠보야군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p<0.0001), 평균 혈청 크레아티닌은 두 그룹 모두 유사하게 유지됐다.
고관절과 척추의 골밀도는 젠보야로 변경한 그룹이 각각 +1.5%와 +1.6%로 상승했던 반면, 비교군은 –0.3%와 –0.4%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p<0.0001)
이외에 두 가지 연구 모두에서 판코니 증후군 또는 근위세뇨관병증의 보고 사례는 단 1건도 없었으며, 설사, 구토, 두통, 상부 호흡기계 감염, 인두염 등의 흔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에서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홀 교수는 “젠보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수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내약성을 입증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DHHS, BHIVA, IAS-USA, GeSIDA 등 전세계 주요 HIV 가이드라인에서 우선 권고약물로 등재됐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그는 “특히 젠보야는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인테그레이즈 억제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단일정 복합제 중 최초로 크레아티닌 청소율 30ml/min 이상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어 중증도 신장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에 대한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TAF는 기존의 TDF에 비해 용량을 10분의 1로 줄여 정제의 크기도 줄어들어든 만큼 편의성도 더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이승우 대표는 “HIV치료제 선도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치료법을 개선시키며 전세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길리어드가 젠보야를 통해 또 한번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FDA 승인 후 13일 만에 미국보건복지부(DHHS) 가이드라인 권고 약물로 등재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 약물인 만큼, 데이터를 통해 우수한 효능과 내약성이 입증된 젠보야가 국내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질환 관리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젠보야는 길리어드가 스트리빌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단일정 복합제로 지난해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거나,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요법에 실패없이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안정된 바이러스 수치 억제 효과(HIV-1 RNA < 50 copies/ml)을 보이면서, 이 약의 개별 성분에 대해 알려진 내성 관련 질환이 없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35kg 이상)의 HIV-1 감염 치료에 대한 효능효과로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