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대' 충격…복지부·산하기관 '울상'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공단 "불만"…심평원 "위기"

2005-03-24     의약뉴스
복지부와 그 산하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충격에 휩싸여 있다.

기획예산처가 지난해 12월27일부터 2월4일까지 실시한 75개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때문.

특히 한국능률협회가 23일 공단과 심평원으로 발송한 조사결과에서 평점이 전체 기관의 평균점(72.5점)보다 훨씬 낮은 50점대로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

복지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공단 "조사시점 불만"…"올해엔 상위에 오를 것"

공단에 대한 만족도 조사는 780개 샘플로 일반 사업장 152개와 628명의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공단은 이번 만족도 조사결과를 수용하겠다면서도 내심 조사기간에 대한 계절적 요인과 보험료부과체계 등 현 제도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우선 조사기간이 보험료가 6.7% 인상된 1월이 포함됐고, 복잡한 보험료부과체계로 인한 민원발생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것.

특히 각 산하기관의 업무성격이 다른데도 75개 기관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도 내심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공단은 "올해 처음 만족도조사가 실시된 만큼 향후 어떻게 발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이날 "조직 이미지는 CEO의 능력이 좌우하는 것"이라면서 "현 이사장의 추진력이 대단한 만큼 올해는 만족스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공단은 현재 ▲보험급여확대추진반 ▲국민건강보험법개정 TF ▲노인요양보험제도 추진 ▲조직진단실무반 등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고객 이미지 제고에는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심평원 "초비상"…"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터"

심평원은 공단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아 그야말로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투명성 분야에서는 자타가 인정할만한데도 이번 조사결과에서 최하급의 점수를 받은 것이 의아하다는 것.

심평원의 만족도 조사샘플은 700개이며, 이 가운데 550개 요양기관과 150명의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했다.

심평원은 설문자를 요양기관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요양기관의 경우 심평원이 진료비 조정(삭감)하는 조직인 만큼 호의적일 수 없고, 일반 국민 역시 심평원이란 조직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것.

심평원 관계자도 이와 관련 "요양기관과 국민들 사이에서 중립적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심평원은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제고 대책마련을 위해 심평원내 고객제도개선TF를 운영하는 한편 각 지원에서 '청년임원회의'를 운영,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28일 신언항 원장이 직접 주재하는 긴급간부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 "기분 안 좋다"…"나름대로 대안 마련"

복지부는 산하기관 가운데 중하위 평점을 받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제외하고는 공단과 심평원,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3개 기관이 최하위 평점을 받은 데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일갈했다.

복지부 핵심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럼 기분이 좋겠느냐"고 되레 반문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또 현재 건강보험제도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건강보험혁신TF에서 이번 조사결과가 반영되고 논의되느냐는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다"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차기 대권을 내다보고 있는 김근태 장관에게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복지부 산하기관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