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外風 피해가기 '배수진'

21일까지 총 1천200명 전보인사

2005-03-17     의약뉴스
공단이 거센 외풍(外風)을 비껴가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성재)이 16일 1∼3급 직급 153명의 전보를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1일까지 총 1천200명의 전보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특히 노조간부들인 전보협의대상자가 포함된 4급 이하 직원(900여명)에 대한 조치도 함께 진행될 계획이어서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지난 1월26일 감사원의 '전보협의 대상자 과다 운영' 지적과 맞물려 있다.

감사원은 당시 "직원 전보 인사시 노동조합과 협의하는 인원이 989명으로 노조가 경영권에 과도하게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단은 이에 따라 감사원 등 외부 비판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앞으로 불어닥칠 더 큰바람은 피해가겠다는 전략이다.

전보대상자 가운데 원거리 전보, 장기근속자, 노조간부들을 포함, 이번에는 과감하게 인사발령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날 "대규모 인사는 정기전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조치가 감사원의 지적에 따른 것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조치를 기점으로 점차 전보협의대상자도 축소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전보인사에서 오는 7월 시범 실시될 공적노인요양제도를 준비하기 위해 실행준비단장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노인요양보험제도는 공단이 가입자지원사업과 맞물려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

이성재 이사장이 지난달 21일 사내통신망을 통해 "향후 열 달 동안은 외부 공격을 차단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노인요양보험제도를 언급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복지부와 기획예산처, 공단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조직발전위원회의 조직진단 결과와 그 대안이 나오는 시점도 역시 7월이다.

건강보험혁신TF에서 조직진단 결과와 감사원 지적 등에 대해 숙의한 뒤 결론을 내린다는 입장이어서 공단의 조직 및 인력조정 문제도 수면위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 시기에는 노인요양보험제도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상정될 가능성도 높다.

결국 공단이 실행준비단장을 선임하고 업무를 차분히 추진함으로써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업무영역 확장으로 인한 인력 부족분을 공단의 인력조정 문제와 연계시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복지부 핵심관계자 역시 공단의 조직진단 결과가 '인원충원'으로 나오더라도 "외부 시각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공단이 이에 대해 사전 배수진을 치는 것은 당연하다는 관측이다.

현재 대외적인 압력(?)이 심한 것은 공단 노사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공단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조직역량을 총결집, 공단 내외적인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최고의 사회보장서비스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대목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조치 등은 향후 공단의 조직·인력 부분에 대한 외부바람을 상쇄하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라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공단이 작은 바람은 맞고 큰바람은 피해가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