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신손상 이슈, 자디앙에 호재될까
신질환 감소 데이터로 차별화...전문가는 ‘계열 특성’ 무게
SGLT-2 억제제 시장 선구자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던 포시가에 ‘급성신손상’이라는 경고등이 켜지면서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자디앙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2일, 미FDA의 안전성정보에 대한 검토 결과를 토대로 SGLT-2억제제 중 다파글리플로진(오리지널 제품명 포시가, 아스트라제네카)과 카나글리플로진(오리지널 제품명 인보카나, 얀센) 함유 제제의 급성신손상 위험을 추가하는 내용의 허가사항 변경안을 공고했다.
그러나 같은 SGLT-2 억제제임에도 엠파글리플로진 제제(오리지널 제품명 자디앙, 베링거인겔하임-릴리)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자디앙은 FDA에서 SGLT-2 억제제의 급성신손상 위험을 경고했던 지난 달, 오히려 당뇨병 환자의 신장 질환 위험을 낮췄다는 EMPA-REG OUTCOME 탐색 분석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때맞춰 발표된 급성신손상 이슈가 상대적으로 ‘신장질환 위험 감소’ 데이터를 확보한 자디앙에게 호재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일단 자디앙측에서는 같은 SGLT-2억제제라 하더라도 약제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미 심혈관 질환에서도 이점을 확인한 데다 신장질환 위험까지 줄인 것으로 확인된 유일한 SGLT-2억제제이고, 신장애 환자에 대한 허가사항도 사구체여과율 45㎖/min/1.73㎡가 기준으로 65㎖/min/1.73㎡가 기준인 경쟁제품과는 차이가 있는 만큼, 약제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성신손상 이슈가 자디앙에게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디앙의 사용례가 적어 급성신손상과 관련한 데이터가 없다보니 허가사항 변경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급성신손상과 관련한 미국 FDA의 주의사항 업데이트는 관련 연구의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자디앙은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자디앙은 이와 관련한 연구가 없어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자디앙에게 호재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SGLT-2 억제제의 기전상 계열 전체가 약물 투여 후 초기에는 신기능이 약간 감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은 신기능이 오히려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임수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급성신손상에 대한 허가사항 업데이트나 EMPA-REG OUTCOME 데이터를 통해 확보한 신장질환 위험 감소효과를 가지고 약제간의 차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
그는 일단 “지금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고, 다만 추후에 상황이 바뀔 수는 있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일 것”이라고 전제했다.
현재의 상황이란, 급성신손상과 관련된 보고가 포시가에는 있지만 자디앙에는 없고, 신장질환과 관련한 데이터는 자디앙에는 있지만, 포사가에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는 자디앙 역시 급성신손상의 가능성이 있고, 포시가 또한 신장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임 교수는 “사실 급성신손상은 SGLT-2억제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뇨제나 고혈압 치료제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 자디앙도 고령에 탈수가 심할 수 있는 환자에게 주의하지 않고 쓰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급성신손상은 단기적인 문제로, 자디앙이건 포시가건 체중이 왜소하거나, 수분섭취량이 적거나, 기존에 체액이 부족한 환자에게 약을 쓰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신기능을 좋게 한다는 것은 자디앙만 가진 데이터라는 것이 사실”이라며 “포시가 역시 이와 관련된 DECLARE 연구를 진행 중으로 2018년 발표할 계획인데,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