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빅스에이 ‘유핵정’ 신의 한 수 될까

사노피 플라빅스+아스피린 복합제 출시...제형 차별화

2016-07-19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의 오리지널사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대표 배경은)가 아스피린 복합제 시장에 뛰어든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19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플라빅스+아스피린 복합제 플라빅스에이(성분명 클로피도그렐 75mg/아스피린100mg)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노피는 지난 5월 31일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죽상동맥경화성 증상 개선과 출혈위험이 낮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을 포함한 죽상혈전증 및 혈전색전증 위험성 감소를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플라빅스에이의 허가를 획득했다.

▲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

플라빅스에이를 통해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Dual Antiplatelet Therapy)이 필요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것이 사노피의 포부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를 받은 환자들은 적어도 12개월간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항혈소판제는 그 특성상 환자들의 복약순응도가 상당히 중요하지만, 항혈소판제 외에도 다양한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복약순응도가 크게 낮은 경향이 있다.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환 교수.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영학 교수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복용해야 약은 아스피린과 플라빅스 패밀리, 스타틴제제, 베타블로커, ACE인히비터 등 아무리 적게 써도 4~5개가 넘는다”면서 “실제로 하루 평균 7.5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항혈전제는 굉장히 중요한 약이어서 순응도가 중요하지만 실제 순응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며 “의료진이 설명을 잘해도 70%를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의료진의 개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이 복약해야 하는 약의 개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복약순응도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약의 개수를 줄이는 것”이라며 “갯수를 줄이면 순응도가 20%정도 높아지며, 순응도가 낮은 환자들도 개수를 줄이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복약순응도가 높아지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 20%이상 낮아진다‘면서 ”약만 잘 먹어도 신약을 개발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이주연 이사.

이처럼 사노피가 ‘복약순응도 개선’을 기치로 야심차게 플라빅스에이를 출시하긴 했지만, 이미 국내사들이 수년 전부터 플라빅스+아스피린복합제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상황.

사노피의 승부수는 ‘유핵정(Tab-in-Tab)’ 기술이다. 캡슐형태로 개발된 국내사의 제품들과 달리 환자들이 선호하는 정제로 개발해 차별화를 추진한 것.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와 아스피린은 그 특성상 흡수되는 위치가 다르다. 플라빅스는 위에서 흡수되는 반면, 아스피린은 위장관 출혈 위험으로 인해 장에서 흡수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아스피린 제제들은 캡슐 형태의 장용정으로 출시됐지만, 수분을 흡수하는 클로피도그렐 성분의 특성상 캡슐형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사노피측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두 가지 성분을 평행하게 연결한 이중정으로 출시했지만, 소화기 장애가 많은 아시아인들을 위해서는 아스피린이 장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유핵정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 이주연 이사는 “두 가지 약제를 흡수되도록 하면서도, 위에서 아스피린 분비되는 것을 억제해야해 유핵정으로 개발하게 됐다”면서 “유핵정은 안쪽의 정제가 핵이 되고 바깥쪽의 껍질로 구성되는 정제로, 개발은 쉽지 않았지만 순수하게 아시아인의 소화기 장애를 덜어드리고자 추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유핵정으로 구성된 플라빅스에이를 통해 위에 도달한 아스피린의 자극이나 부작용을 줄였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위장환경(2시간 평균 ph 1.2)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용해되고, 소장환경(평균 PH 6.8)에서는 아스피린이 용해됐다는 것.

나아가 사노피는 유핵정 형태의 플라빅스에이를 생산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정확하게 클로피도그렐 층 안의 가운데에 위치(오차범위 ± 0.2mm)시킬 수 있는 특수 타정기까지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수 타정기는 4번의 코팅(구분 코팅 Isolating Coat, 장용 코팅 Coating preventing release in stomach, 충격흡수코팅 Shock absorbing Coat, 마무리코팅 Finishing Coat)을 거쳐 플라빅스에이를 생산한다.

플라빅스에이는 프랑스 사노피 공장에서 생산되며, 완제품으로 국내에 수입된다.

이와 관련, 김영학 교수는 “약효의 측면에서 새로운 제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두 가지 제형이 직접 비교된 바 없어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면서 “임상적으로 보기에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다만 “(플라빅스+아스피린 복합제는) 보통 장기 처방하는데, (장기 보관하다 보면) 캡슐은 녹는 경우가 있어 비록 약효는 문제가 없더라도 환자들은 찜찜해한다”면서 “제형이 약제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또한 (클로피도그렐) 제네릭과 오리지널을 대하는 의사들의 느낌이나 태도에 따라서도 처방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노피 배경은 대표는 “플라빅스에이는 이중항혈소판요법이 필요한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된다”면서 “아스피린이 장에서 안전하게 분해될 수 있도록 유핵정 기술로 새롭게 개발한 약제인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