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1년 4회 투약으로 재발 막는다
얀센, 인베가 트린자 허가 획득...3개월 투약간격 장점
한국얀센(대표이사 김옥연)이 3개월 간격으로 투약하는 장기지속형 조형병 치료제 인베가 트린자(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달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인베가 서스티나를 통해 최소 4개월 이상 충분히 치료된 조현병 치료에 적응증을 획득한 인베가 트린자는 1년에 4회 투여하는 최초의 조현병 장기지속형 치료제다.
월 1회 투약하던 인베가 서스티나와 성분은 같지만,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적용, 미세한 입자가 근육에 저장된 후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돼 3개월 동안 일정하게 혈중 농도를 유지,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임에도 순응도가 떨어져 재발률이 높아지는 조현병의 특성을 감안하면, 연 4회 투약만으로 재발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인베가 트리자에 기대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인베가 트린자는 총 5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현병 증상이 최초로 재발하기까지의 시간 지연에 있어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재발 방지 및 증상 조절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인베가 트린자 치료군의 재발률은 7%로 위약군의 23%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했으며, 조현병이 재발하기까지의 기간 또한 위약군보다 더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동일 성분의 인베가 서스티나와 비교한 3상 임상연구에서는 인베가 트린자 치료군의 증상 재발율은 8.1%로 인베가 서스티나 치료군의 9.2%와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양 군 모두 재발 환자 수가 적어서 증상 재발까지의 소요기간은 측정할 수 없었으며, 새롭게 확인된 이상사례는 없었고, 두 약제 모두 안전성 및 내약성은 유사했다.
먼저 국내 조현병 치료 현황을 소개한 김성완 교수는 최근 부정적인 이슈로 조현병에 대한 편견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조현병은 조기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고 치료 이후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유지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조현병은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전문적인 상담으로 얼마든지 정상생활 영위 가능한 질환으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신증 환자의 살인 범죄는 대부분 발병 후 첫 치료를 받기 전에 발생하며, 치료를 받은 이후의 범죄 위험성은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다만, 암처럼 첫 정신병적 증상 발생후 첫 치료까지 걸린 시간이 길수록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나아가 김 교수는 “조현병 역시 당뇨나 고혈압처럼 약만 잘 먹으면 조절이 가능한 병”이라며 “만성질환치료제보다 조현병 치료제가 조현병의 재발 낮추는 통계적 크기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발을 여러번 경험하고 난 후 치료하게 되면 이미 늦는다”면서 “재발 전에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혁 교수는 “조현병의 재발률이 높았던 이유는 그동안 대부분 경구제를 복용했기 때문”이라며 “경구제는 (용법용량을 지켜) 제대로 챙겨 먹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매일 약을 복용하는 것을 챙길 필요가 없고, 약물의 농도 변화도 크지 않아서 부작용도 적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인베가 트린자를 투약한 환자들 중 93%가 재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굉장한 것”이라며 “이 약이 가져올 엄청난 효과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아무리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교육을 잘 하고 치료를 잘 이끌어도 재발하지 않는 환자가 70~80%정도면 잘 나오는 것”이라며 “인베가 트린자는 재발방지라는 측면에서 최고의 약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더해 김성완 교수는 “어느 치료제든 환자들은 약을 끊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제 계절에 한 번만 맞으면 되고 조금 더 기다리면 반 년에 한 번이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느 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투약 간격이 길다보니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거나 병원 방문을 꺼리는 등 사후 관리에 있어 오히려 부담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으면 확인하고 방문하거나 병원을 찾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얀센 김옥연 대표는 “(최초의 조현병 치료제인 할로페리돌을 개발한) 얀센의 역사가 조현병 치료 역사와 맞물려 있어 사명을 느낀다”며 “일 년에 단 4회 투여로 환자의 복용 순응도를 현저하게 높일 수 있는 치료옵션이 나와 의료진께서 더 쉽고 효과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그 결과를 통해 국내 조현병 환자들이 더 나은 삶, 정상적인 삶을 되찾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특별히 조현병 분야에서의 연구노력, 치료의 수준을 높이고 환자의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게 하는 다양한 사회적, 의료적 기여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