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협 ‘리베이트 설문조사’ 돌연 연기

혁신형 제약기업 수여식 영향...“의지앤 변함 없다”

2016-06-15     의약뉴스 김창원 기자

 
한국제약협회 이행명 이사장 취임 이후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지속했던 행보가 한 박자 쉬어갈 예정이다.

그동안 제약협회는 제약산업 윤리경영 확립의 일환으로 이사회에서 이사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협회 이경호 회장이 확인해 많은 곳에서 표를 받은 제약사 대표와 만나 경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이행명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설문조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태세를 전환했으며, 그 결과 지난 4월 열린 이사회에서는 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적시된 불법 리베이트 영업 주요 유형을 이사사 대표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이달 28일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다수의 이사사 대표로부터 불법 리베이트 의심 기업으로 지목된 회사를 이사회 내부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약협회는 14일 오전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예정됐던 이사회를 오는 3분기에 개최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설문조사 역시 미뤄지게 됐다.

이번 이사회 연기는 오는 30일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인증서 수여식을 개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수여식이 끝난 뒤 복지부장관과 제약협회 회장, 이사장 등은 물론 제약사 대표까지 참석하는 간담회가 예정돼있는데, 이 자리에서는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산업자원부는 제약산업을 신산업으로 선정, 세제혜택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게 된다.

협회는 이 같은 자리를 앞두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사회를 연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약가제도 개선이나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실거래가약가인하 개선 등 제약·바이오산업 개선 방안을 담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사회 개최 예정일과 같은 주에 수여식이 예정돼 이사회를 3분기에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포커스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자리를 빌어 육성정책들이 발표된다. 의지를 천명하는 자리가 되고 그 근거로 약가제도개선협의체의 논의 결과와 산업자원부 신산업에 제약을 포함시킨다는 게 골자”라면서 “그런데 리베이트 건이 이러한 이슈를 다 덮을 수 있다. 리베이트에 대한 부분을 얘기하는 것보다 이게 더 강조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 측은 이사회 연기에 대해 윤리경영 의지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조성되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소나기를 피하려고 또는 국면을 모면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데 설문조사를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존에 윤리경영과 관련해 보였던 협회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