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PCV, 소아는 당연 성인도 필수"
"항생제 내성 감소에도 기여”..."교차예방은 불완전" 강조
지난 2010년 나란히 출시된 두 폐렴구균 백신이 여전히 아웅다웅이다.
새로운 논란은 아니다. 여전히 13가 백신(프리베나13, 화이자)이 내세우고 있는 19A혈청형에 대한 보호효과와 10가 백신(신플로릭스, GSK)이 자랑하고 있는 중이염 예방 효과가 핵심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그 사이 프리베나13의 제조(수입) 업체명이 한국와이어스에서 한국화이자제약으로 변경됐다는 것과, 19A혈청형에 대한 교차예방 효과를 주장해온 GSK가 이를 뒷받침할 약간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것 정도다.
그러나 치열한 분위기는 출시 당시 못지않다. 동일한 데이터를 두고 한쪽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를, 다른 한 쪽에서는 이를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
어차피 이들 상호간의 견제는 조만간 보다 많은 혈청형을 확보한 또 다른 PCV(단백접합백신)들이 출시되면 무색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째 지금 이 순간을 하얗게 불태워보자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최근 화이자에서는 백신사업부의 라울 이스투리스 부사장(사진)이 내한, 공중보건에 있어 PCV의 가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아직까지 성인의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에 PPSV(다당질백신)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PCV로의 전환을 강조한 것이지만, 한층 불이 붙은 19A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의약뉴스는 라울 이즈투리즈 부사장으로부터 성인의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에 있어 PCV의 의미와, (신플로릭스와의 경쟁무대는 소아분야지만) 19A 논란을 재점화한 퀘벡데이터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들어봤다.
◇PPSV, 공중보건에 혜택 입증 못해
이즈투리즈 부사장은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에 있어 프리베나13과 같은 PCV의 가치를 조명하기 이전에, 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호되고 있는 PPSV가 실제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했다.
결론적으로 PCV를 도입한 모든 국가들에서 폐렴구균성 폐렴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30년 가까이 활용된 PPSV는 아직까지도 공중보건에서의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의 데이터를 근거로 “소아를 대상으로 폐렴구균성 폐렴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89년이후 2010년까지 PCV7(프리베나7)이나 PPSV23(23가 다당질백신)에 포함된 혈청형 외의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발생률에는 변화가 없었다”면서 일단 백신이 커버하고 있는 혈청형 외에는 백신을 통한 보호효과가 크지 않았음을 전제했다.
그러나 “PCV7에 포함된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성 폐렴은 PCV7 도입 이후 크게 감소했다”면서 “반면, PCV7에는 없고 PPSV23에만 있는 혈청형으로 발생한 폐렴구균성 폐렴은 증가했는데, 이는 PPSV백신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렴구균백신 효과 입증 사례, PCV가 유일
PCV백신의 효과는 성인에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에 대한 프리베나13의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된 CAPiTA(Community-Acquired Pneumonia Immunization Trial in Adults) 임상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이 연구는 65세 이상 성인에 대한 프리베나13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8만 500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폐렴구균 백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된 이 연구결과 프리베나13은 백신형 지역사회획득성 폐렴을 45.56%, 백신형 비균혈증성/비침습성 지역사회획득성 폐렴은 45%, 백신형 침습성 폐렴구균질환은 75%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의 PPSV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비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대해서도 예방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즈투리즈 부사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성인에게서 폐렴구균성 질환에 가장 흔한 형태인 비침습성 폐렴구균성 폐렴을 효과적으로 줄인 것으로 확인된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4년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 폐렴 예방효과는 백신을 투여한 직후부터 나타났는데, 상대적으로 위약군은 매일, 매달, 매년 발병률이 증가해 PCV13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면서 “이를 통해 장기적인 효과도 입증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올해 개최될 ISPPD(폐렴구균 및 폐렴구균성 질환 국제심포지엄)에서 프리베나13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입증할 새로운 연구결과가 소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폐렴구균 질환의 발병률을 하나하나 카운팅한 결과 실제 발병률이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과 CPAiTA 재분석을 통해 PCV13의 추가적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으로, 그는 “상당히 인상적일 것”이라고 호기심을 유발했다.
◇PCV, 폐렴구균 전파는 물론 항생제 내성도 줄여
여기에 더해 PCV는 애초에 폐렴구균의 보균율 자체를 줄임으로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고,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막아 세계적으로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즈투리즈 박사는 “백신은 해당 폐렴구균이 내성이 있는지 없는지 상관없이 공격을 하기 때문에 내성이 있는 폐렴구균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질병 자체도 줄이지만, 굳이 항생제를 쓸 이유까지 줄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에서는 2010년 PCV13도입 직후부터 침습성 폐렴구균과 관련, 모든 혈청형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85% 줄어들었고, PCV13에 포함된 혈청형으로 인한 내성은 95%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해) 백신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PPSV에 대해서는 “상기도쪽의 보균률을 낮추지는 못해 지역사회에서 전파되는 폐렴은 막을 수 없다”며 “유일하게 효과를 보이는 것은 일부 혈청형에 한시적으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계를 그었다.
◇소아는 당연, 50세 이상 성인도 PCV 고려해야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이즈투리즈 부사장은 소아는 물론 성인에 있어서도 PCV를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PPSV는 환자 개인에게 부분적으로 혜택이 되지만, PCV는 아이들에게 접종할 경우 아이들에게서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의 폐렴구균 질환이 거의 사라지고 어른들에게도 줄어들어 공중보건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곧 영유아 접종을 통한 공중보건 효과가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된 만큼, 조만간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되리란 설명이다.
나아가 “아동과 성인 모두에게 모두 접종한다면, 아이들은 물론 백신을 접종한 성인에게서도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의 폐렴구균이 사실상 사라질 것이고, 폐렴 발병률은 더 한층 낮아지고,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병률도 더 줄어들 것”이라며 “영유와 모두와 성인에 PCV를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교차예방 효과는 짧고 불완전...퀘벡 데이터 신뢰 못해
한편, 경쟁제품인 10가 PCV(신플로릭스)가 퀘벡 데이터를 통해 그동안 주장했던 19A 혈청형에 대한 교차면역 효과를 입증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예상대로 그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 이유로 그는 “퀘벡데이터에서는 독특하게도 PCV7(프리베나7)이 PCV13보다 19A 혈청형 폐렴구균에 대한 보효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베나13(PCV13)은 프리베나7(PCV7)으로 보호할 수 없는 3, 6A, 19A 등의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필요해 개발된 것인데, 오히려 프리베나7이 19A 혈청형 보호에 더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은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그는 “연구자들의 서한에도 이 연구에 활용된 방법들이 굉장히 어렵고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신뢰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실제로 리얼라이프에서 PCV13을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도입한 국가에서는 19A로 인한 질환이 도입 직후부터 접종자나 비접종자 모두에게서 드라마틱하게 감소했다”면서 “반면 PCV10으로 한 나라들은 조금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가했는데, 이는 교차면역이 짧게, 그리고 불완전하게 예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PCV10와 PCV13의 큰 차이”라며 “19A로 인한 질환을 예방해 공중보건 혜택으로 가기 위해서는 19A 혈청형이 포함되어 있는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