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항암치료제 ‘넥시아’ 논란 재점화

의원협 논문조작 의혹 제기...타 논문 동일 증례 지적

2016-04-20     의약뉴스 최신웅 기자

한방 항암치료제 '넥시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한방 항암치료제 넥시아 논문에 변조 의혹이 있다며 이를 해명할 것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넥시아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공문발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는 입장이어서 의료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회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2010년에 실린 넥시아의 국외 논문의 두 번째 증례가 논문게재 2년 전인 2008년 6월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알러젠 제거 옻나무 추출물 투여로 소퇴된 신세포암 유래 부신전이암 1례'라는 국내 논문과 같은 증례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동일한 증례라 하더라도 국외 논문에서 국내 논문의 출처를 밝히고 두 학술지가 중복게재를 동의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으나, 국외 논문 어디에도 국내 논문의 출처를 밝히거나 중복게재를 동의한다는 내용이 없어 새로운 증례인 양 발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 대한의협협회가 제기한 논문 의혹.

협회는 부당한 중복 게재와 함께 논문 변조 의혹도 제기했다.

여러 근거들로 미뤄 국외 논문과 국내 논문의 증례가 서로 다를 가능성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쪽 논문에 실린 전이성 폐암의 위치가 전혀 다르고, 국외 논문에 실린 내용과 환자의 증언이 달라 논문 변조 의혹이 있다는 것.

협회는 "출처표시 없이 부당하게 중복게재 된 이유, 국내와 국외 논문의 폐전이 병변과 흉부 CT 소견이 다른 이유, 그리고 국외 논문의 내용과 환자의 진술이 다른 이유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만약 넥시아측이 법적대응에 나설 경우 이는 의혹을 명쾌히 밝힐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협회 윤용선 회장은 "협회가 넥시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사용할 환자들을 위해 의혹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넥시아측이 법적대응을 한다면 성명에서 밝혔듯 명확한 의혹 해명의 기회로 생각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한방 항암치료체 넥시아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넥시아는 2006년 최원철 단국대학교 부총장이 옻나무 추출물을 이용해 만들었다. 당시 최 부총장은 넥시아로 치료한 말기 암환자 216명 중 114명, 그 중 4기 말기암 환자의 22.4%가 5년 이상 생존하고, 혈액암(백혈병 포함)은 무려 73.1%가 5년 이상 생존했다고 밝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1년에 수천만 원의 거액을 들여 넥시아를 투약 받고도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환자들이 나타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 의료계에서도 넥시아에 대한 과학적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블로그에 넥시아의 효능이 거짓이라고 효능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는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넥시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자 지난 1월 29일에는 넥시아 옹호 단체인 대한암환우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넥시아 복용으로 말기암을 극복했다는 환자 명단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놓고 환자단체연합회가 "대한암환우협회 기자회견이 마치 막장드라마 같았다"며 넥시아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객관적·과학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은 오히려 커진 바 있다.

한편, 현재 협회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넥시아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