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김필건 "10년이면 중국 따라잡는다"
노벨상 성과 조명...한국 정부 방치 꼬집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최근 투유유 여사의 노벨생리학상 수상을 재조명하며 한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훨씬 더 우수한 인재들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으로 노벨상을 탈 수 없는 이유는 정부의 방치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선 것.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12일(월)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중의학 노벨생리의학상 수상관련 한의학 과학화를 위한 대한한의사협회 입장’이라는 제하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투유유 여사의 노벨생리학 수상은 명백하게 중의학의 성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록 투유유 여사가 약대출신이기는 하나 대학 졸업 후 중국 중의학 육성지원 정책중 하나인 서양의습중의 정책에 따라 중의학 교육과정을 거쳐 평생 중의학 연구에 몸담았다는 것이 한의협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투유유 여사가 수상한 아르테미시닌은 개똥쑥을 이용한 것으로, 중국에서는 이를 중의학에서 치료성분과 추출방법의 아이디어를 얻어 과학기술을 통해 현대화한 중야긍로 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투유유 여사 역시 아르테미시닌을 중의학이 세계 인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으며, 리커창 총리 또한 중의약이 인류건강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이라 밝혔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개발된 약들이 모두 천연물 신약이라는 이름으로 양약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책은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김 회장은 정부 부처의 방치에서 벗어나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스스로 해외진출을 타진했으나 정부의 비협조와 양의계의 방해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주장했다.
미국 의사시험을 볼 수 있는 중의사들과 달리 한의사들은 의사협회의 방해로 미국 의사시험 자격을 박탈당했으며, 해외진출의 기본여건인 세계 의과대학목록에서도 중국의 31개 중의대는 포함되어 있지만, 한국의 한의대는 의협의 요청으로 제외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 태평양의과대학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한 유라시아메디컬센터도 정부의 비협조로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수상 당사자와 중국 총리, 중국 전체가 이번 노벨상 수상을 중의학의 성과라고 밝혔음에도, 우리나라 정부는 이를 중의학이 아닌 약학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라 부정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김 회장은 지금부터라도 한의학에 대한 인식과 양방 일변도의 의료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의학에 대한 육성 지원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60년 먼저 시작한 중국의 중의학 육성발전을 10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는 인재들이 한국의 한의사들이라는 것.
이에 김 회장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하며 ▲한의사의 중동 진출 ▲한의학 연구 및 임상 인프라 확충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보건복지부 내 한의약 정책관실 확대 개편 ▲한약 관련 전문 부처 설립 ▲대통력 직속 한의학 육성 발전 위원회 설치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한의학은 우수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한 2만 한의사의 요청사항과 함께 한의학의 과학화,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대한한의사협회의 결단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를 위해서는 환자의 첫 상태와 치료 과정, 치료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환자의 진찰과 치료관찰 및 평가를 감각에 의존하는 400년 전 동의보감식 방법으로는 도저히 한의학을 과학화, 현대화할 수 없으며, 현대과학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
정부에서도 규제기요틴을 통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발표했지만, 10개월 동안 방치하고 있어 이제는 한의협이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한의협 내에 의료기기 교육센터를 설치,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 한의협의 설명이다.
다만, 양의계에서 한의사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의대교수들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나서 국내 전문가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유명 의대 교수와 전문가들을 초빙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의협 이진욱 부회장은 “정부 규제기요틴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들를 빠르게 타파하기 위한 보완적 장치라 생각한다”면서 “정부에서 먼저 움직여 드라이브를 걸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계속 기다리지 않고 먼저 움직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의학을 통해 노벨상을 받았다는 것은 중의학에 투자하면 이런 결과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고 한의학도 투자하면 중국 못지않게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은 중의학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요구에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는 양의계를 향해서도 국민들을 위해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진욱 부회장은 “중의학이 이렇게 발전하는데 한의학을 그대로 둘 것인가? 우리의 자산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라며 “양의계도 보다 합리적이고 개방된 마음으로 같이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필건 회장은 “정부에서도 이제는 직능간의 갈등을 넘어 그 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며 “두 직능간의 갈등이 아니라 원칙으로 접근하면 답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사를 위해서나 양의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더 나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제경쟁력 갖출 수 있을 까하는 측면에서 결정하면 명명백백한 것”이라며 “직능간 갈등은 없고 협력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