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예방하려면

2004-12-06     의약뉴스
지난 13일, 남부경찰서에서는 ‘괴롭힘 예방위원회’ 발대식이 있었다.

김윤환 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형사과장과 방범과장을 부위원장으로 한 위원회는 학부모, 교사, 남동 JC위원, 남부서 행정발전위원회 선도위원과 학교담당 경찰관 등 50명으로 구성되었다.

학교 폭력이란 학교 내. 외에서 초. 중. 고교 재학생, 또는 준 학생(휴학생, 학원생, 재수생)들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당하는 신체적. 물리적. 정신적. 성적 폭력을 뜻하며 주로 단순폭력, 금품갈취, 폭력서클, 성폭력을 들 수 있다.

요즘, 조직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흥행을 하는 등 폭력을 미화시키는 풍조가 사회에 확산되면서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춘기 학생들은 폭력배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가 하면 모방심리가 발동하여 폭력 사용을 당연시하고 정당화하기에 이르렀다.
학교 폭력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번 전라남도 경찰청 순시 중 괴롭힘 예방 위원회 설립을 지시하였다.

위원회가 목적을 망각한 채 친목단체로 변질되거나 일시적인 전시 행사로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김윤환 서장은, 인간은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자책감 혹은 부모나 교사의 계도로 범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경찰의 처벌 이전에 선도되어야 한다며 청소년 선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부모들의 관심 역시 대단했다.

실천 세부사항 중에는 경찰서 대형 버스에 ‘학교폭력 상담신고 센터’ 플래카드를 부착한 후 시범학교 하교시간에 맞춰 교문 앞에서 상담 지도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학교에 불상사가 일어난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오히려 자녀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학부모 중엔 극소수에 불과한 학교 폭력을 과대 포장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랑하는 분도 있었다.
그러나 회의에 동참한 지도교사는 문제 학생의 신상을 위해 사건 내용을 밝히지 않았을 뿐이지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학교 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학교폭력 예방은 오래 전부터 검찰, 경찰, 구청과 학교에서 청소년 선도 차원에서 전개되었던 운동으로 남동구약사회 역시 남동구청, 남부경찰서의 협력단체로 각 약국을 청소년 지킴이 연락처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예방책은 부모의 손에 달려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모는 우선 자녀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자녀들은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금품을 빼앗기거나 왕따를 당하는 정신적인 피해는 물론 외견상의 큰 상해를 당하고도 학교 폭력의 피해 사실을 교사나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다. 경찰관이나 지도교사를 부모로 둔 학생들조차 예외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이런 속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만은 학교 폭력과 무관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자녀와의 대화 부족으로 인한 정보 부족 때문이다.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모범생이라고 하늘같이 믿었던 내 자식이 어느 날 갑자기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유치원에서조차 따돌림의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를 달래며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는 이유를 캐물은 즉 선생님이 묻는 질문마다 대답을 했더니 친구들이 잘난척한다며 자신을 미워해 한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을 자살로 몰고 간 왕따(따돌림) 폭력의 한 예였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아니면 다행으로 알았지 무의식중에 내뱉는 말 한마디로 왕따 폭력의 가해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자녀를 꾸짖을 때 성적이 우수한 우등생과 비교하므로 써 자신의 자녀에게 열등감과 적개심을 심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녀와 잦은 대화를 통해 ‘네가 무심코 혹은 장난삼아 연못에 던진 돌멩이가 개구리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듯이 네 말 한마디로 인해 친구 하나가 고층 아파트 창 밖으로 몸을 던질 수도 있음’을 주지시킨다면 그것이 진정한 괴롭힘 예방운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