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약국 재고부담 늘어 '한숨'
"제약사 병원 리베이트 때문 의혹"
2004-12-01 의약뉴스
서대문의 약사 P씨는 요즘 황당한 일을 자주 겪는다.
P씨의 약국은 병원과 떨어진 동네약국.
근처 병원에서 오는 손님들이 있긴 하지만 병원 처방전은 쓰지 못할때가 더 많다고 한다.
P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당뇨병 치료제 아마릴 처방전이 나와, 대체약품인 글리메피리드로 조제하려고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의사가 아마릴 없으면 환자를 다른 약국으로 보내라고 했다” 며 분개했다.
아마릴은 당뇨병 치료약으로 현재 대체의약품이 33개 품목.
2004년 특허만료된 아마릴정을 대체할 제너릭 품목에 보령 글리메피리드도 등재 되어 있다.
글리메피리드는 생동성시험을 통과해 사후통보만으로도 대체조제가 가능하며, 아마릴정과는 모양과 성분이 똑같다.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P씨 뿐만이 아니다.
병원과 떨어진 동네약국들은 병원이 약사의 대체조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강북의 L약사는 “ 병원들이 같은 질병에도 제각각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 그것을 다 구비하려면 약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 게다가 처방전에 맞춰 타회사 제품을 사다 놓으면 또 다시 다른 회사로 바뀌거나 처방 빈도수가 낮아서 그 약이 모두 재고로 남는다” 며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문제로 약국가에서는 의사가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 처방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똑같은 성분의 약인데 굳이 상품명 처방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병원이 보험에 대체약품으로 등재된 의약품들의 대체조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제약사와의 리베이트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오류동의 B약국 관리약사는 “ 약국가에서는 '제약사가 한 번 지나가면 처방전이 바뀐다'는 말이 돌 정도“ 라며 병원과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 “물론 그렇지 않은 병원도 있겠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병원이 리베이트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들의 뱃속 챙기기에 약사들만 죽어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의약뉴스 박미애 기자 (muvic@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