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환자, 우울증 시달려

사회적 고립과 차별, 재발 두려움에

2004-11-18     의약뉴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4분의 1 이상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 때문에 놀림 당한 경험이 있으며, 성인 환자들은 직장에서 차별과 취업 및 진급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최근 나타났다.

이는 ISOLATE(International Study Of Life with ATopic Eczema: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삶에 관한 국제 조사)라는 다국적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온 것으로, 오늘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개최된 유럽 피부성병학회(EADV,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에서 발표됐다.

ISOLATE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의 정도를 최초로 밝힌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가장 광범위한 조사다.

전세계 수백만 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 가운데 유럽과 미국 등 8개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멕시코, 네덜란드, 폴란드, 영국 및 미국) 2,000 명의 환자 대상으로 관련 환자단체 및 의사들의 협조 아래 면접조사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아토피 피부염은 증상이 외관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환자들이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며, 청소년과 성인의 20%는 연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성인 환자의 40%는 연인과의 가벼운 스킨쉽이나 자신의 몸을 쳐다보는 것이 거북하다고 답했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40%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외출 자체를 꺼린다고 답했다. 또 환자의 4 명 중 1 명 (27%)이 놀림을 당한 적이 있으며, 성인환자의 10%는 직장에서 차별과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성인환자 6명 중 1명은 취업면접이나 직업선택에서 아토피 피부염이 걸림돌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사회 따돌림 현상은 아토피 피부염이 전염된다는 일반인들의 오해가 크게 작용했다.

대인관계의 부담도 스트레스지만, 반복되는 재발과 이로 인한 피부 염증 증상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2명 중 1명은 우울증 증상까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증상이 심할 때는 자신감 상실, 분노, 좌절 및 수치심 등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응답자의 과반수는 증상이 없어진 기간에도 또 다시 재발할 것을 우려해 항상 초조하고 두렵다고 답했다.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 (재발) 될 경우, 직장 업무 수행능력이나 학업성취도가 평소보다 10% 정도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일년 동안 평균 3일 결근 및 결석을 하며, 악화될 때마다 평균 7일 밤을 설치는 등 수면장애로 인한 피로와 신경과민 상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만일 1년에 7번 정도의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는 매년 49일 밤을 설치게 되는 셈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개선시키는 길은 증상의 악화를 막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응답자의 75%는 평소에 아토피 피부염을 조절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극적인 치료에 장애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58%는 피부위축 등 부작용을 우려해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었으며, 66%는 스테로이드를 마지막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 응답자들은 장기간 안전하게 아토피 피부염을 조절, 관리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 치료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의대 피부과 박천욱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 정도에 따라 환자들이 겪는 생활 속 불이익과 스트레스는 정비례한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한 치료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며 “최근에는 개발된 엘리델 크림 등과 같이 꾸준히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재발 방지 효과가 입증된 비스테로이드제가 소개돼 만성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장기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스테로이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전문의약품)인 엘리델 크림 (성분: 피메크로리무스, 노바티스)의 경우,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사용하면 증상의 악화(재발)를 억제할 수 있다는 예방적 치료 효과를 최초로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한 제품이다.

지난 2002년 미국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회에서 발표된 유아 대상 임상에서는 엘리델 크림으로 관리한 결과, 유아의 57%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증상의 재발(악화)을 예방할 수 있었다.

또, 2002년 미국피부과학회에서 발표된 임상에서는 엘리델을 사용했을 경우에 재발하기까지 평균 144일, 스테로이드제는 26일 소요돼 비스테로이드제인 엘리델이 6배 이상 아토피 피부염의 재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