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 수가협상 ‘13% 이하 단일안’ 구상

협상실무자 “공단도 상식 수준서 협상안 제시해야”

2004-11-08     의약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계와의 첫 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의약계가 협상력 강화를 위해 ‘13% 이하’ 수준의 단일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지난 5일 오후 공단과의 실무협상에서 의약계 연구용역결과의 평균치인 17%안을 제시했으나, -2.08%라는 공단측의 연구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협상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실무자인 조기영 치과협회 보험이사는 8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공단측과 실무협상을 계속 벌여나가는 동시에 의약계 내부 단일안 마련을 위해 조정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일안을 만들지 않을 경우 각 단체별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전열이 흐트러지고, 결과적으로 협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것.

조 이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의약계는 가능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의견을 좇아갈 방침”이라면서 “의협과 병협이 각각 13.5%와 13.1% 인상안을 연구결과로 내놓은 만큼 13% 이하의 수준에서 단일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단도 현실가능한 수치를 제시해야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적어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소폭의 인상안을 공단측이 제시해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1차 실무협상에서 공단측이 내놓은 연구결과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의료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의약계 역시 융통성 있는 협상카드로 공단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가 공단의 인하안에 대해 ‘절대불가’를 외치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은 ‘수가계약 실패’에 대한 국민의 비판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

조 이사는 “수요자와 공급자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의약계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손으로 또다시 수가문제가 넘어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수가계약 체결’을 대전제로 삼고, 9일로 예정된 공단 이사장과 의약계 회장단의 오찬 모임을 통해 수가협상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공단도 1차 협상에서는 상호 연구자료를 제시한 것에 불과한 만큼 공단측 연구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이날 “마이너스 2.8%라는 수치는 각 요양기관에 대한 평균치”라면서 “각 단체의 연구자료를 검토한 뒤 다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의약계 단일안이 아닌 각 종별로 계약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첫 협상이 파행으로 끝났지만, 어차피 협상은 진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단은 당초 8일로 예정된 연구용역결과 토론회가 의약계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9일 오후에는 공단의 연구자 설명회를 단독으로라도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에는 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 그간 의약계와 조율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협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