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백신파문' 식약청에 칼끝 겨눠

식약청 "효능·효과만 언급했을 뿐"

2004-10-28     의약뉴스
의협과 식약청이 '고가백신' 파문을 둘러싸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백신대책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식약청이 발표한 'GSK사 독감백신에 대한 검토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식약청은 "우리는 제품의 효능에 대한 언급을 했을 뿐"이라며, 의협의 과민반응에 의아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의협 백신대책위는 이날 회의에서 "식약청이 독감백신의 효과가 같은데도 마치 의료기관이 환자들에게 고가 수입약만을 처방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면서 "추후 반박자료를 제작하는 등 강력히 항의해 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백신대책위는 또 "수입백신인 플루아릭스의 안전성은 언급하지 않고 국내 제품과의 효과만 비교했다"면서 "의료기관이 마치 수익증대를 위해 환자들에게 고가약을 투약하는 것처럼 매도했다"고 성토했다.

특히 백신대책위는 "플루아릭스는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치메로살(유기수은제제)이 여타 제품보다 적게 포함돼 있고 1인용 완제품으로 안전성이 높다"면서 "가격이 비싼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백신대책위는 또 "식약청은 플루아릭스에 문제 소지가 있다면 미리 수거하거나 의협에 현혹되지 말라는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권용진 의협 사회참여이사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백신 파문과 관련 식약청에 대해 앞으로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면서 "29일 이같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처음 그대로 우리의 공식입장은 플루아릭스의 효능과 효과가 국내 제품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식약청이 이제껏 백신 가격의 높고 낮음에 대해 언급한 바 없고, 또 그럴 입장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의협에서 계속 문제를 확대시킬 경우 "국가기관 차원에서 언급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의협은 식약청 항의건과는 별개로 '플루아릭스의 예방효과 발현시기가 타제품보다 우수하다'는 비교광고를 배포한 GSK사에 대해서도 엄중 경고한다는 방침이다.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