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ㆍGSK 백신 가격 5달러까지 낮춰야"
국경없는의사회 ...폐렴구균 백신 인하 촉구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가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를 상대로 개발도상국에서 소아 폐렴구균 백신 가격을 한 명당 5달러로 낮출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요청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백신접종을 위한 기부자 회의에 앞서 제기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와 함께 백신 가격 보고서의 2차 개정판인 ‘The Right Shot: Bringing Down Barriers to Affordable and Adapted Vaccines’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의하면 현재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소아 백신접종 가격은 2001년보다 68배 이상 비싸졌으며 많은 국가들은 새로운 고가의 폐렴구균 백신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정책분석 국장인 로히트 말파니는 “백신 가격이 이처럼 비싸진 이유는 소수의 제약회사가 이미 부유한 국가들에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백신의 가격을 기부자와 개발도상국들에게 과다 청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부자들은 향후 5년 동안 빈곤국에서 필요한 백신을 위해 추가로 75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 중 3분의 1이상이 고가의 폐렴구균 백신에만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백신 가격이 더 싸질 경우 얼마나 많은 세금이 더 많은 아이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약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할인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GSK와 화이자가 장기적으로 백신가격을 더 적정 수준으로 낮출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GSK 측은 지금까지 제조한 제품 중 가장 복잡한 약물 중 하나인 폐렴구균 백신 신플로릭스(Synflorix)는 빈곤국에서 이미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이라고 항변하며 백신의 제조와 공급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에 폐렴백신 가격을 더 낮출 경우 장기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데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이자도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13은 매우 복잡한 제품이라고 밝히며 제고번호 하나 분량의 프리베나 13을 만들기 위해 2년 이상 걸렸으며 총 500개의 품질검사, 다수의 시설, 수백 명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필요했다고 항의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가장 가난한 국가 기준으로 소아 백신접종 총비용 중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의하면 GSK와 화이자는 폐렴구균 백신을 출시한 이후 전 세계에서 19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5달러는 인도의 세럼 인스티튜트가 수년 안에 출시할 계획인 6달러의 백신보다 더 낮은 가격이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제약사와 협상하기 위한 정보의 제한, 의도적인 가격 비공개, 부족한 시장경쟁, 각 시장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된 제품 등의 문제로 인해 국가 보건예산이 과다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모로코와 튀니지는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에 각각 63.70달러와 67.30달러를 지불했지만 프랑스는 제조가격에 가까운 58.40달러를 지불했다.
접근성 강화 캠페인의 백신정책고문 케이트 엘더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백신이 빈곤국에서 큰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국경없는의사회는 “기증자들이 백신접종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을 약속하기 위해 베를린에 모일 예정이기 때문에 이 이전에 GSK와 화이자가 서둘러 폐렴구균 백신의 가격을 인하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