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가격에도 '단통법' 도입하자
판매가 공시 및 강제화 주장...실패한 정책 비판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나 도서정가제처럼 의약품도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국민신문고에서 한 민원인은 '의약품 정가제'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 민원인은 "최근 거래내역 투명화와 과도하게 왜곡된 유통시장을 바로잡아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자 단통법 및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상황"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보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 생각한다. 의약품 또한 정가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의약품의 경우 판매자 가격표시제도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약국마다 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약국에서는 대량 구입 후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유통질서 및 가격균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렇게 저가에 풀린 의약품들은 인터넷으로 유통되기도 해 안전성을 위해 적절한 규제 및 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가격 정책으로 인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먼저 제약사와 보건복지부가 의약품의 소비자판매가격을 홈페이지와 판매점에 공시하고, 가격 조정 시 조정 날짜까지 게시하도록 해 의약품 가격으로 인한 혼동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약품을 판매하는 약국에서는 제약사나 복지부가 공시한 가격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제약사의 판매 내역과 약국의 수입내역을 매 분기마다 복지부에 제출할 것을 제안했다.
민원인은 "복지부는 과거 민원답변에서 판매가격의 경쟁제한 조치가 소비자 불신을 초래한다고 했지만, 이는 잘못된 추측"이라면서 "오히려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임에도 동일제품이 약국간에 다른 가격으로 판매돼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어 의약품 가격 공시를 통해 소비자 불신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특정집단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오히려 의약품 가격을 투명화하고 조정날짜까지 공시함으로써 제약회사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같은 민원인의 주장은 과거 시행됐던 표준소비자가격제도와 유사한 것으로, 이미 실패한 전력이 있는 만큼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표소가제도가 시행되던 당시 난매를 비롯한 가격문란행위가 기승을 부렸고, 결국 유통질서 확립에 실패했던 만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약사는 "이미 과거에 표소가 제도로는 가격질서를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약국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적용을 하기보다 이런 차이를 상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