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식환자69%,천식진단이전 알레르기증상 경험

이들 환자 중 80%가 천식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

2004-09-07     의약뉴스
다국적 조사 회사 워슬린 월드와이드(Wirthlin Worldwide)가 아시아 4개국(한국, 중국, 싱가폴, 대만)의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을 모두 앓고 있는 810명의 성인 환자와 환아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설문 조사 결과, 한국 응답자 10명 중 약 7명(69%)이 천식으로 진단 받기 전에 재채기, 코막힘, 기침 등의 알레르기 증상들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시아 평균 77%).

이들 응답자 중 80%는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들이 천식으로 발전할 위험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아시아 평균인 48%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한국인이 천식의 증상 및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의 관련성에 대해 그만큼 무지한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한국n=138, 아시아 4개국 n=625).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하는 상기도(코)는 천식이 발병하는 하기도(목, 폐)와 하나의 기도로 연결되어 있어 두 질환의 발생, 발전, 치료가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천식환자 10명 중 8명이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고 알레르기 비염 환자 10명 중 3명은 천식증상을 나타내며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천식으로 발전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기도 하다.

이 같은 사실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는데,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 중 8명 이 천식 증상이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특히, 10명 중 약 4명(38%)은 알레르기 계절 동안 천식 발작 등 천식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외부 출입을 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의 천식 환자 또는 환자 부모 중 단지 6%만이 의사에게 진단 받기 이전에 자신의 증상이 천식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아시아 4개국 평균인 29%에 비해 약 1/5 정도로 낮은 수치이다. 또한 한국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1%는 자신의 증상을 천식이 아닌 단순 알레르기로 예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4개국 평균 22%).

천식을 처음 진단받은 연령도 한국의 경우는 평균 19.2세로, 아시아 평균인 13.2세보다 6년 정도 늦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령별 천식 인구가 국가간 별 차이가 없는 것을 고려할 때, 천식의 진단 연령이 늦다는 것은 천식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있어서 한국이 그만큼 뒤쳐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