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회 "근거중심영상의학 추진"
'KCR 2014' 집중 조명…당연히 가야 할 방향
영상의학회가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근거중심영상의학(Evidence-Based Radiology, 이하 EBR)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임태환,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KCR2014(조직위원장 오주형, 경희의료원 영상의학과 교수)을 개최한다.
임태환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영상의학회도 EBR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그동안 영상의학과가 EBR을 추진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매년 최신 장비들이 출시되면서 논문이 이를 따라자기 못하기 때문”이라며 “최신장비는 매년 쏟아지고 기존 장비는 향상되는데 논문을 쓰고 결과를 기다리려면 2~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른 학문과 달리 논문이 장비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잘 디자인되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임상연구가 인정을 받고 있는데 영상의학 전문가들이 임상연구에 대한 연구를 축적하지 않으면 낙후될 것”이라며 “영상의학과가 EBR을 지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당연히 추구해야할 방향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학회 내부 조직 신설 운영
영상의학회에서는 진료지침위원회, 의료영상관리정책연구단, 임상연구네트워크 등을 신설해 EBR 추진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
먼저 진료지침위원회에서는 각 산하학회별로 다양한 진료지침이 발표됐고 타 학회와의 공동지침개발사업, 해외 유관기관과의 공동지침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의료영상관리정책연구단에서는 의료영상의 품질관리, 방사선 안전관리 및 의료정책 연구와 교육부분을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이어 임상연구네트워크를 통해 연구경험이 부족한 회원과 높은 임상연구를 원하는 핵심영상의학연구자와 그룹에게 개별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영상의학회는 다양한 심포지엄을 통해 EBR의 필요성과 주의점,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지난 8월 의료방사선안전문화연합회 심포지엄, 9월에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에서 주최한 심포지엄은 물론, KCR2014에서는 Pre-congress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KCR2014에서는 ‘Evidence, Values and Radiology’라는 주제로 진행해 EBR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WHO, IAEA, NECA 등에서 국내외 저명연자들이 대거 참석해 협력방안과 EBR 추진시 고려점 등이 집중 조명된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정성, 정당성, 피폭저감화에 대한 노력이 핵심적이며,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환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근거중심 영상의학과 그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수준을 한차원 높인 토론의 장”이라며 “영상의학회의 EBR 실현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상대가치 수가, 할 말 많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의학회는 영상 수가에 대한 정부 방침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정된 재정에서 검체나 영상 수가를 낮춘 재원으로 다른 처치나 수술을 올려주는 방식은 또 다른 진료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영상의학회 오주형 총무이사는 “영상의학회 입장에선 근거 중심의 데이터를 기초로 한 적절한 산정 기준이 정립됐으면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상대가치 수가 제도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됐고 일부 진료과에서는 수가가 낮은 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 급여 수가라는 것이 한정된 재정 안에서 지급되는 것이고 검체나 영상 수가를 낮춘 재원으로 다른 처치나 수술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간다면 또 다른 진료의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 이사는 “영상 수가는 보상이 없고 선택 수가가 축소됐기 때문에 최근 2년 동안 실질적으로 40% 가량 축소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를 정부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검체 등 수가 인하로 다른 부분을 올려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주형 이사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영상의학회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이는 많은 분야에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환자 진료도 축소,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태환 회장도 “복지부 담당자가 관련 학회에 가서 검사 수가를 깎아서 수가를 챙겨주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며 “정부의 이런 모습을 보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고 이대로 가면 세계적 수준의 우리나라 의료가 계속 기조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