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덩이로 피어나는 순간, 그려보지요

2014-07-21     의약뉴스

 
 
 
노란 호박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다른 꽃과 마찬가지로 호박꽃도 낮에 피었다가 저녁에 잠을 자지요. 못생긴 호박꽃이라지만 자세히 보면 여간 고운게 아닙니다. 벌도 찾아 옵니다.

크기는 또 얼마나 큰가요. 그 뿐이 아니지요. 꽃보다 열배, 아니 스무배나 큰 열매를 맺습니다.

애호박은 된장으로, 잘 익은 호박은 호박고지를 해서 먹습니다. 꽃이 달덩이로 피어나는 순간을 그려봅니다.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호박/ 조윤주

연체 생물인

뼈 없는 문어나 오징어 같지.

이런 나를 뼈대도 없다 비웃는 자들을 위하여

온몸으로 기어 자갈을 넘고 나무를 오르거나

지붕에 앉아 흐뭇한 생각에 잠기지

 

보렴,

내가 기어 넘어온 길

모두가 잎사귀로 무성하고

줄기가 생겨

푸른 덩굴의 우주가 됨을

 

호박덩굴 옆에 잠든 달덩이

참으로 편안한,

거대한 꿈의 캡슐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