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로닉, 20조 망막질환시장 출사표
세계 최초 RPE 레이저 치료기 허가...시장 판도 변화 예고
"합병 제의를 수도 없이 받았는데, 우리가 커서 그들을 합병하려고 거절했다."
피부과 레이저 치료기 시장 세계 10대 기업인 루트로닉(대표 황해령)이 20조 규모의 망막질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최초의 RPE세포 레이저 치료기 'AM10'을 통해 망막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운다는 당찬 포부다.
식약처 승인 소식이 전해진 이후 관련 학계와 업계는 물론, 일반투자자에 이르기까지 AM10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어 5년만에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사측에 따르면, AM10은 생체조직별로 상이한 레이저 흡수율을 활용해 망막질환에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RPE층만 선택적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의료기기다.
짧은 순간 RPE층만 선택적으로 손상을 일으켜 RPE세포가 가진 자가 재생능력을 활용, 망막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기존의 광응고 레이저 치료는 REP층 외에 다른 조직까지 손상을 일으켜 부분적인 영구실명을 일으키면서도 증상의 발전을 지연시키는데 그쳤던 반면, AM10은 영구실명의 부담 없이 근원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들도 망막질환의 발생 원인인 노폐물이나 혈관 생성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고 있어 근원적 치료가 가능한 AM10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결과에서도 84%의 환자에게서 증상 개선이나 유지 효과를 입증했다고 사측은 소개했다.
현재 AM10이 보유한 적응증은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변증 등 두 가지로, 사측은 향후 황반변성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고 나아가 예방적 치료에도 접근하겠다는 포부다.
이어 "현재 루센티스와 아일리아가 6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 허가외로 활용되고 있는 아바스틴도 연매출 규모가 6조원에 달한다"며 "AM10을 통해 치료제 사용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주사제를 기준으로 시장규모를 설명하긴 했지만, 일단 AM10의 첫 공략 대상은 광응고 레이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광응고 레이저가 전세계적으로 약 5만 3000여대 정도 보급됐는데, 이 시장이 약 11조 규모에 이른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AM10이 기존의 광응고 레이저가 접근할 수 없는 망막 중심부까지 실명의 부담없이 치료 가능한 만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AM10의 가격 또한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5억원 정도까지 형성된 광응고 레이저에 보다 더 고가에 형성될 것이라고 사측은 소개했다.
기존에 항체치료제와 광응고 레이저가 확보한 시장을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양군을 합해 약 20조 시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황 대표는 "여러 곳으로부터 합병 제의를 받았는데, 우리가 빨리 커서 그들을 합병하자는 생각으로 거절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후발주자들이 당연히 진입하겠지만, 이를 대비해 철저하게 특허장벽을 세워왔다"며 "(임상 등) 공신력 있는 방법으로 나타난 업체는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며 해당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대한 자신감도 표출했다.
한편, AM10은 RPE 세포를 손상시켜 재생을 유도해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만큼, RPE 세포가 완전하게 소실된 환자에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RPE세포가 완전히 소실된 환자에서도 치료의 기회를 엿볼 수 있도록 줄기세포 치료와 병행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라고 황 대표는 소개했다.
현재 AM10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진행중에 있으며, 연말쯤 그 결과가 도출되면 내년 상반기 중 병의원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