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GSK 조류독감 백신 비축 목적 '승인'
치사율 높은...인플루엔자 확산 대비
미 FDA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팬뎀릭스(Pandemrix)를 조류 독감 H5N1 백신으로 승인했다. FDA는 팬뎀릭스가 국가비축목록에 추가되며 상업적으로 판매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팬뎀릭스는 미국에서 승인된 첫 H5N1 백신으로 백신 반응을 높이기 위해 몸의 면역반응을 촉진하는 보조제가 포함돼 있다.
FDA 생물약제 부문 책임자 카렌 미드턴 박사는 H5N1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사람-사람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팬뎀릭스가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는 바이러스에 접촉할 위험이 큰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필요할 경우 미 보건복지부에 의해 분배될 예정이다.
이번에 글락소의 백신에서 사용된 보조제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현재 조류독감에 대해 효과적인 백신이 없는 가운데 팬뎀릭스는 향후 범유행을 대비할 수 있을 만한 효과를 지닌 첫 제품으로 확인됐다.
유럽 내에서 GSK의 백신은 푸마릭스(Pumarix)라는 이름으로 승인받았다.
기록에 따르면 2009-10 H1N1 돼지 인플루엔자 당시 영국에서 팬뎀릭스에 사용되는 보조제와 유사한 약물이 함유된 백신을 투여 받은 아이들에게서 기면증 위험이 14배가량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기면증은 만성적이고 쇠약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수면장애로 환각, 주간졸림증, 탈력발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GSK는 유럽 내에서 보급된 3천만도스 중 800건의 기면증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소아들이었다고 전했다. 백신과 부작용 간의 연관성은 인정하지만 보조제를 문제로 삼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보조제는 디프레리아, 파상풍 등의 질병 백신에 사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조류독감 백신에 사용되는 AS03이라는 강력한 보조제가 개발됐지만 안전성 면에서는 비교적 검증이 약하다.
이제까지 미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보조제에 대해 더 조심스런 반응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에 FDA 자문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팬뎀릭스를 조류독감에 대해 승인해야한다고 지지했다.
팬뎀릭스는 미국에서 H1N1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해 승인받았는데 H1N1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약 1퍼센트인데 비해 H5N1 조류독감의 치사율은 60퍼센트에 달한다.
H5N1 조류독감은 1997년 홍콩에서 첫 인체감염이 발견됐으며 2003년에는 동남아시아에 걸쳐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1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09년 세계적으로 H1N1 인플루엔자가 수백만 명에게 확산된 것에 비하면 조류독감은 단 556명만이 감염됐지만 치사율은 훨씬 더 높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