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살지요

2013-11-04     의약뉴스

 
 
벼는 서로 기대면서 산다고 하지요. 그 벼가 누렇게 익었고 이제 마지막 추수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에게 저를 맡기는 것이 꼭 인간세상의 이치와 같습니다.

코스모스 씨도 잘 익었습니다. 이제 추수가 끝나면 들판은 비어 있겠지만 빈 들판에서 다시 채움을 생각합니다. (다음은 이성부님의 '벼'라는 시입니다.)

이성부/벼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 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 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 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 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이 피 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