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보다 '처방전 리필제' 절실
약사들, 반대의견서...복지부 제출
정부가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 대해 원격진료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보다 처방전 리필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실천하는약사들(대표 성소민·유창식, 이하 전실약)은 31일 복지부에 원격진료 추진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실약은 의견서에서 만성질환자에 대해 원격진료를 시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원격진료의 경우 기계의 오류나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진찰 기계의 가격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 대면 진료가 아닌 화상 진료에서 의사의 실수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오진 등이 발생했을 때 법적인 책임 규명이 어렵다는 점, 병원 시설을 갖추지 않고 상업적으로 원격진료만 하는 기관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전실약은 이러한 이유를 들면서 "미국이나 일본처럼 첨단 의료기기와 의료시스템이 발전한 나라조차도 제한적인 허용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원격진료의 대다수는 의사의 접근이 어려운, 거리적으로 매우 먼 제한적인 경우에만 불가피하게 허용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동네의원에 원격진료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대자본, 대기업의 종합병원이 우리나라 의료를 독점하도록 방조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문시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실약은 원격진료의 주 대상인 만성질환자에 대해 선진 의료국가에서 원격진료가 아닌 처방전 리필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대만의 사례를 보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전 리필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도입 이유 역시 불필요한 의료행위와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일차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편의를 증대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복지부가 원격진료를 도입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외국의 처방전 리필제 도입 이유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환자 측 기계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환자가 오작동을 한 경우 책임은 환자에게 있다는 원격진료 관계 법령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제도 이면에 환자가 불리한 점이 있다면 이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국가기관의 당연한 책무임에도 복지부가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자 측의 기계 오류나 오작동은 환자 책임이라는 설명을 환자들에게 제대로 하지 않고 상업적 돈벌이에 눈먼 업체들이 있다면 어떠한 중형을 내릴 것인지 결정한 바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법령 선포 후 뒷북으로 마련되는 형벌들은 대부분 업체들을 봐주는 것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실약은 "복지부의 원격진료 추진이 진정 만성질환 관리의 효율성에 있다면 원격진료가 아니라 선진국과 같이 처방전 리필제를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고혈압, 당뇨 환자들의 여론을 물어 처방전 리필제를 택할 것인지 기계를 사서 자가 원격진료를 받을 것인지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조차도 원격진료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는데 우리나라가 이토록 논리도 두서도 없이 서두르는 이면에는 대자본이 운영하는 대형병원을 위해 서민과 중산층의 불편과 몰락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를 반드시 밝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실약은 "이 같은 핵심조치가 결여된 복지부의 원격진료 추진은 결국 국민적 저하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크게 낙후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강력히 표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