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 빅5병원 환자쏠림 고착화
신영석 연구원...환자 중심 의료체계 개편 필요
보건사회연구원이 현 상태의 보장성 강화는 big5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적절한 환자 쏠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의 의료제공체계의 개편이 필수라는 의견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부원장은 최근 발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신 부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 의존적인 이용행태를 보이는 중증질환자는 비용부담이 완화되면서, 첨단 기술의 검사와 장비를 기반으로 명성있는 의사의 수술서비스가 제공되는 Big5상급종합병원에서의 치료를 더 희망할 수 있다”며 “의료제공체계 개편 없는 보장성 강화는 Big5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고착화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외래 진료실적의 연도별 변화를 살펴보면 의원급의 점유율만 감소하고 병원급 이상의 종별 점유율은 최근까지 모두 증가하고 있다.
신 부원장은 “2009년을 기점으로 지역별 관외 이용 환자 비율의 증가세가 꺾이고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비 점유율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환자의 선호도가 감소한 것 보다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수용력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Big5 병원에 대한 환자 선호의 증가는 대기열로 인한 불만을 가중시키고, 대기가 완료될 때까지 전달체계상 중복진료로 인한 의료 이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중증질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적체 없이 효율적으로 순환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부적절한 쏠림이 문제가 되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사전적으로 경증 질환자의 중증화를 예방해야 한다”며 “필요시 적절한 기관으로 환자를 의뢰하고, 급성 중증 치료 후 적절한 아급성 치료 기관으로 환자를 되 의뢰하는 의료기관간 진료 연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부원장은 부적절한 환자 쏠림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환자중심 진료 연계 활동 지원 및 육성 △동네 병의원 신뢰도 제고 위한 의료의 질 향상 △의료자원 균형 분배 △환자의 의사결정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협력 진료를 통해 의료기관간 경제적 동기가 상생할 수 있도록 일차의료 기관에서는 외래 진료 및 상담 수가 인상 및 신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수술수가 인상 등 차별적인 수가 항목 개발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전문 과목으로 지나치게 분화된 개원가와 소규모 병원들의 협력진료 활동을 통해 일차 진료의 효율성과 대형 병원 진료에 대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래 영역 질 평가와 인증 확대를 통해 동네 병·의원 의료서비스의 질에 대한 환자의 관심과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 친화적인 일차 진료 서비스 제공에 대한 다양한 성과 인센티브 사업 개발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의료서비스 제공의 효율성 측면에서 지역별 의료자원 필요도를 평가하고 부적절한 공급 과잉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의 종류와 편의성을 확대하고, 의료기관 단위 통합 정보 제공 및 환자단체·의사회 등의 상담 활동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