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탈모 루게릭병 발병 '증가'

45세 중증일 경우...위험도 3배 높아

2013-08-26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남성 중 이른 시기에 발생하는 탈모가 희귀병이면서 치료 불가능한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루게릭병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연구진들은 이 발견이 현재 관련정보가 미비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이해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방법은 46세에서 81세의 5만 명 이상의 남성을 대상으로 45세 당시 머리선의 형태에 대해 질문했으며, 탈모가 아니었는지 중등도의 탈모 혹은 중증의 탈모였는지를 묘사한 일련의 그림들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이들의 약 44퍼센트는 45세 당시 탈모가 아니었으며 42퍼센트는 중등도의 탈모, 14퍼센트는 중증의 탈모였었다고 답했다.

16년이 지난 후 중증의 탈모라고 답한 사람 5500명 중 11명이 근위축성측색경화증을 진단받았다. 이는 탈모가 아니었던 1만 7500명 가운데 13명만이 병을 판정받은 것에 비교되는 수치다. 연구진들은 중증의 조기탈모가 있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 더 루게릭병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을 산출해냈다.

연구진들은 후속연구를 통해 확인되기 이전에는 이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의 저자인 하버드대학교의 엘리너 폰델 박사는 모든 사람들이 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이른 시기에 탈모가 진행됐다고 답한 사람 중 사실이 아닌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루게릭병은 뇌와 척수에 근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에 대한 병으로 초기에는 근육 약화 및 수축이 발생해 병이 진행될수록 움직이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심할 경우 스스로 호흡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매년 미국에서 5600명의 사람들이 루게릭병을 진단받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더 고위험군인 경향이 있다.

폰델 박사는 이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와 함께 분자수준에서 발병기전을 발견할 수 있다면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써 가능한 설명은 테스토스테론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안드로겐 수용체와 관련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1980년대 안드로겐 수용체와 루게릭병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진행됐었지만 더 이상의 연구가 실시되지는 않았었다.

연구진들이 추정한 또 다른 가설로는 최근 조기탈모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적 변이와 관련된 유전자와 루게릭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미국 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개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