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바꿔스’부터 청구불일치까지

올해 들어 약계와 갈등 심화...의계 내부 불화도

2013-08-02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2013년 7개월 간 겪은 갈등은 무엇일까.

그간 의협은 이익단체답게 타 직역단체는 물론 정부, 때로는 시민단체들과도 부딪혔지만 의료계가 부딪힌 세 가지의 큰 갈등 중 두 가지는 역시 약사들과 제약업계와의 것이었다.

올해의 시작을 의료계는 '리베이트 사태'라는 두통거리를 안고 출발했다. 모 제약사 리베이트에 천 명이 넘는 의사가 연관된 게 밝혀지며 큰 파문이 일어난 것.

해당 제약사 직원의 실토로 시작된 이 리베이트 건은 의협 이하 의사들의 가슴에 뾰족한 못을 박았다.

이에 전국의사총연합 등을 필두로 한 의사들은 해당 제약사의 제품을 패러디한 '바꿔스 운동'이라는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 제약사의 제품을 쓰지 않겠다며 시작된 이 운동은 SNS와 카카오톡 등을 타고 일파만파 전파됐고 올해 초 시작된 이 운동은 아직까지도 해당 회사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의협은 리베이트 사건을 정공법으로 헤쳐 나가려 했다. 사건이 터진지 몇 주도 채 되지 않아 리베이트에 대한 자정선언을 한 것.

당시 노환규 의협 회장은 "특정 약품에 대한 처방을 대가로 의사 개인이 제공받는 금품을 부당한 의약품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단절은 선언한다"며 리베이트 근절을 공표했다.

하지만 또한 해당 제약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그 회사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의협 3층 내 강당의 이름을 '동아홀'에서 '회의실'로 바꿨다.

의협이 겪는 두 번째와 세 번째 갈등은 모두 현재 진행형이다. 그 중 하나는 내부와의 갈등이다.

의협은 지난 6월 18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 토요휴무가산제의 전일 시행을 허가받은 동시에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도의사회장을 필두로 한 일부 노장파 의사들은 총액계약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만관제 시행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의협 수뇌부에 대한 의사회장들의 불만은 노 회장의 회무 수행 방식으로까지 이어졌다.

일부 시도의사회장과 각과 개원의협의회장들은 한 달 새 3번이나 모임을 갖고 노 회장의 운영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회장들의 불만은 의협 집행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자신들이 충분히 노 회장을 보좌하며 민주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집행부와 지역의사회장 간의 갈등은 대화로 일단 한 풀 꺾였다. 노 회장 및 상임이사진, 일부 시도의사회장들은 25일 서울역 인근에서 만남을 갖고 최근 불거진 소통 논란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나눴다.

좋은 모양새로 마무리 됐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제대로 마무리 지어진 것은 아니라며 둘의 갈등을 걱정하고 있다.

세 번째 갈등은 약사들과의 문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약국 2만여 곳 중 1만 7000군데에서 처방전 약과 조제약이 다른 일명 '청구불일치' 사태가 드러난 것.

약사와 의사의 관계가 견원지간에 비교될 정도로 좋지 않은 건 공공연한 일. 이번 사태는 이 같은 양측의 갈등을 더욱 폭발시켰고 특히 약사에 대한 의사들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의협은 이 청구불일치 사태에 대해 공식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의료계의 지적이 갈수록 폭증하고 있다는 점, 또 의협이 이 사태를 약사들의 조제내역서 의무 발행의 필요성에 대한 중요한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은 이번 사안을 약사들과의 큰 갈등으로 규정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성명서에서 의협은 "최근 공개된 이 내용은 임의대체조제와 불법대체조제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을 방증하는 현실"이라며 "최근 열린 보건의료직능발전위원회 권고사항에 조제내역서 발급 의무화가 포함되지 않아 국민 건강과 환자의 진정한 알권리가 충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