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반, 심근경색 후 생존율 개선

ARB계열 항고혈압제

2004-04-28     의약뉴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2004 순환기 관련 학회 통합 학술대회 기간 중 가진 런천 심포지엄에서 작년 11월 개최된 미 심장학회 학술대회와 NEJM에 동시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던, 심근경색 후 환자 대상의 대규모 임상실험인 VALIANT 연구결과가 국내 소개되었다.

한국노바티스 (대표: 피터 마그)에 따르면 VALIANT연구는 ARB계 항고혈압제 디오반 (성분: 발사르탄) 임상실험으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VALIANT 주요 연구자 중 한명인 벨기에의 프란츠 J. 반 데 베르프 교수가 초청강의를 위해 내한, VALIANT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국내 순환기 전문가들과 최신 지견을 나누었다.

VALIANT 연구는 현재까지 진행된 심근경색 후(POST-MI)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대규모의 장기간 임상실험으로 평균 2년 동안 심근경색 후 환자 14,703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는 ACE억제제인 캡토프릴과 ARB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계 항고혈압제인 디오반의 효과를 비교하였으며, 연구 결과 디오반이 ARB계열 약물 중 최초로 ACE억제제와 동등한 심근경색 후 환자의 조기 사망률 개선 효과 (25%)가 있음이 확인됐다.

심근경색 후 환자의 경우 심장에 영구적인 손상, 심근경색 재발, 심부전, 급사 등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다. 첫 심근경색 후 3명 중에 1명이 1년 내 사망하며 과반수는 심근경색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김기식 교수는 베르프 박사의 발표에 앞서 ‘ARB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ACE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ARB 계열 약물이 ACE계열에 비해 내약성이 뛰어나 ACE억제제에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ARB로 대체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들에서는 ACE억제제와 ARB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심장저널의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며 저명한 의학저널 NEJM와 Circulation 등의 편집위원을 역임한 바 있는 세계 심장학계 석학 베르프 박사는 이날 발표에서, “디오반의 VALIANT 연구는 흔히 사용되고 있는 ACE억제제인 캡토프릴과 비교적 최근 개발된 ARB계 항고혈압인 디오반의 효과를 심근경색 후 고 사망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비교한 임상실험으로 ARB계 항고혈압제 디오반의 심근경색 후 환자에 대한 생존률 개선효과가 ACE 억제제와 동등하다는 것을 ARB계 항고혈압제로서는 유일하게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베르프 박사는 질의 응답을 통해, “가격요소를 배제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두 자릿수 항고혈압 효과와 함께 디오반이 ACE억제제 만큼 심혈관계 보호효과가 뛰어나면서, ACE 억제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사용이 간편한 이상, ARB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이 ACE억제제에 과민성인 경우 ARB 사용이 더욱 권장된다” 고 덧붙였다.

이 심포지엄에 좌장으로 참석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노영무 교수는 VALIANT 연구 결과에 대해, “심근경색 후 환자들의 약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임상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ACE억제제 사용으로 인한 기침 발생률이 서양인에 비해 높은 한국인들에게 동등 효과를 보이면서 환자들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디오반이 ACE억제제를 대체해 쓰일 수 있어, 향후 심근경색증 환자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RB계열 약물 중 가장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디오반은 오는 6월,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하나 이상 가진 고혈압 환자 15,314명을 대상으로 칼슘채널차단제 암로디핀와 직접 비교를 통해 심장 질환의 예후를 평가하는 장기 임상 시험 ‘VALUE’ 연구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디오반은 국내에서는 한국노바티스가 판매하고 있는 것을 비롯, 현재 전세계 8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계 1위 ARB계 항고혈압제다.

의약뉴스 이현정 기자(snicky@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