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로 인한 감염문제 대안 찾았다

2004-04-27     의약뉴스
최근 헌혈인구의 감소와 혈액관리의 문제점으로 수혈에 대한 불안감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강순범 교수팀이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정맥투여용 철분주사제’의 임상효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철분주사제는 적혈구를 생산하는 조혈작용에 필수 성분인 철분을 환자의 정맥을 통하여 혈액 내 적혈구 비율(헤마토크리트) 및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증가시키는 제제.

강순범 교수팀이 지난 6개월간 5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적용한 결과 부인과적 수술전후의 환자들에게 있어 헤모글로빈 수치의 유의한 증가를 볼 수 있었음은 물론 수술 전 투여로 수술 후 수혈의 필요성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됐다.

특히 헤모글로빈 수치가 8g/dl 이하의 심각한 빈혈로 수혈을 하지 않고는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 대해서도 철분주사제를 투여함으로서 수술 가능 수치인 10g/dl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 있어, 오염된 혈액 제제의 수혈로 인한 AIDS, 간염등의 감염위험성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많은 고통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분주사제의 경우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헤모글로빈 증가등의 약효발현이 신속하며, 외래 통원에 의한 간단한 주사 등 환자의 순응도가 매우 높아 심리적 안정으로 인한 치료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한 치료 사례를 보면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Hb 수치 5g/dl 이하의 환자가 5일간 정맥철분주사제인 Iron Sucrose를 철로써 200mg씩 3회 투여받자 Hb 수치가 11g/dl까지 상승했으며, 수술 시 출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별도의 수혈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ron Sucrose의 경우 이전 철분주사제의 성분 중 하나인 Iron dextran의 아나필락시스 반응(dextran성분에 대한 비정상적 항원항체 반응에서 유래하는 호흡기 심혈관계 쇼크의 일종)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철분주사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전성의 측면에서도 동일 계열의 제제 중 가장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중외제약의 베노훼럼이 대표 품목으로 임상에 사용됐다.

빈혈의 치료를 위해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철분주사제에 비해 효과 발현이 느리며 10% 수준의 낮은 생체이용률과 흡수율, 그리고 10~40%에 이르는 상당수의 환자에서 위장관계 부작용이 나타나 낮은 환자 순응도를 보이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한편, 임상을 실시한 산부인과 강순범 교수는 “정맥철분주사제는 적혈구를 생산하는 조혈작용에 필요한 철분을 정맥으로 공급하여 환자본인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비롯한 적혈구 수와 혈액 내 적혈구 비율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술 시 과다출혈을 치료하기 위한 수혈은 물론 수술 전 수혈에도 효과적이어서 수혈대체요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임상결과를 올 가을에 열리는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약뉴스 이창민 기자(mpman@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