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고운자태 손주 그리움에 글썽

2013-04-29     의약뉴스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피었습니다.

수줍게 살짝 고개를 내민 자줏빛 고운 자태가 신령스럽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무엇을 기도하고 있나요. 할머니 처럼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굽었군요.

전에는 할미꽃이 산소나 언덕배기 등에 지천이었는데 지금은 찾아봐야 겨우 눈에 보일 정도 입니다. 할미꽃을 보니 어릴적 동심이 새록새록 솟아 납니다.  뿌리는 사약의 원료로 쓰일 만큼 맹독성이 있으니 주의 해야 합니다.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 다음은 이해인님의 '할미꽃' 이라는 시입니다. )

할미꽃/이해인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煉禱)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 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