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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금지된 장난(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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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금지된 장난(1952)
  • 의약뉴스
  • 승인 2012.07.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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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때문에 영화가 더 알려지기도 한다.

작자미상의 '로망스'가 주제곡인 르레 클레망 감독의 '금지된 장난'도 그 가운데 하나다. 기타를 배우는 사람들이 첫번째로 쳐보고 싶어하는 노래일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로망스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음악만 좋다고해서 영화음악의 생명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에 견줄 만한 영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지만 영화가 나온해는 1952년이고 이 해는 세계전쟁은 끝나고 한국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공방이 가열되던 시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투기서 쏟아지는 폭탄과 기총소사의 공격물은 프랑스가 아닌 한국의 어느 도시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피를 흘리고 죽는 사람 역시 한국 사람이고 부모를 잃고 고아된 아이도 금발의 푸른눈이 아닌 검은머리 검은 눈동자의 한국아이와 겹쳐졌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았을 6.25 전쟁이 눈에 선해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다.

영화는 그 유명한 로망스와 함께 시작된다. 독일 전투기가 날렵하게 선회비행하면서 무수한 폭탄을 비오듯이 쏟아 붓는다. 낮게 나는 비행기는 다리위 피란행렬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한다.

추풍낙엽처럼 사람들이 쓰러지고 대열은 헝크러 진다. 5살의 여자아이 폴레트( 브리지트 포세 분)는 놓친 강아지를 쫒아가다 부모를 잃는다. 어느 마차에 태워졌지만 혼란한 틈에 죽은 강아지를 찾기 위해 강가로 내려간다.

그 와중에 11살 먹은 남자아이 미셀( 조르주 푸줄리 분)을 만나 그의 집으로 간다. 여기서 부터 아이들의 금지된 장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부모를 잃었지만 폴레트는 천진난만하다. 미셀과 함께 새나 쥐 벌레 같은 죽은 동물들을 묻어주고 십자가를 박아주는데 재미를 붙인다.

폴레트는 더 예쁜 십자가를 원하고 미셀은 폴레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성당의 십자가를 훔치고 심지어 마차 사고로 죽은 형의 무덤에 있는 십자가까지 뽑는다. 십자가 앞에서 두 아이는 신부처럼 기도문을 외운다.

이런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미셀은 알지 못하고 오직 폴레트와 죽은 동물의 시체를 묻어 주고 십자가를 세워 주는 것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미셀의 이웃집에는 군대에 간 아들이 돌아오고 그 아들과 미셀의 누이는 사랑하는 사이다. 하지만 두 집안은 앙숙이다.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으르렁 거리고 마침내 두 집안의 가장은 묘지에서 한 바탕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사소한 일에도 부모의 자식폭행이 흔해 놀랍다.

폴레트의 아버지는 폴레트의 따귀를 때리고 집어 던지고 발길질을 예사로 한다. 다 큰 아들도 예외가 아니고 공부하는 딸에게 거칠게 밀어 부친다. 폭행은 전쟁과 상관없이 프랑스 농가의 전통인 것 처럼 보인다.

한편 폴레트는 적십자 단체의 사람들에 의해 미셀과 헤어지는 운명을 맞는다. 십자가 있는 곳을 알려 주면 폴레트를 안 보낸다는 아빠와의 약속이 헛 약속으로 끝나자 미셀은 방아간에 수북히 쌓인 무덤앞의 십자가를 울면서 강물에 버린다.

차마 버리지 못한 폴레트의 목걸이는 100살도 넘게 산 올빼미 옆에 걸어 주면서 함께 하지 못하는 애틋함을 보여준다. 올해는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꼭 62주년이 되는 해다. 아직도 전쟁의 상흔은 곳곳에 남아 있고 남북은 여전히 대치상태다.

영화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이 이런 것 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어른들은 여전히 냉전의 세계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 프랑스

감독: 르네 클레망

출연: 브리지트 포세, 조르주 푸줄리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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