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는 내년 3월 총회가 있기 전까지는 엄연한 5만 약사의 수장이다. 아직도 그의 힘과 파워는 살아있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그의 지지 즉, '한심'( 한석원 회장 마음)을 사기 위해 노심초사 중이다. 그는 또 거대 동문인 중대 출신이 아닌가.
후보들의 이런 바람과는 상관없이 그는 엄격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다. 스스로도 약사회장은 어느 편에도 설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10일 기자는 한 회장과 3시간 정도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 약사회장 선거는 동문회 선거가 아니다. 나는 공인이고 공사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원희목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한 회장은 "약사회장은 누가되든 개인의 명예욕이나 사리사욕 보다는 약사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고 강조하면서 "이런 사람이면 누가 회장이 되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눈은 선거 과열에 대한 걱정과 차기 회장이 잘 해주기를 바라는 열망으로 가득찼다. 현직 회장은 임기 말년이 되면 한 번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데 그 역시 재임에 대한 강한 의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출마를 포기 했다. 그는 기자와 자리를 옮겨 맥주를 마셨다. 이 자리에서도 "약사회가 잘되는 것이 누가 회장이 되느냐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며 "회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사심을 버리고 회무에만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쏟아졌던 불만과 불신 그리고 음해 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강철같이 단단하고 냉혹하기만 했던 한석원 회장의 '인간 한석원' 진면목이 드러나는 시점이기도 했다.
한 회장은 "내가 이제 떠나는 마당에 무슨 미련이 있겠느냐" 며 "회장은 다른 사람을 포용할 줄 하는 넓은 아량이 필요하고 지나친 정치적 감각 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일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약사회장의 고뇌를 온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의약뉴스는 한회장의 이런 고뇌를 후보들이 헤아려 그에게 기대면서 부담을 주지 말고 정정당당한 정책대결을 펼쳐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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