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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석같은 약속 하룻새 휴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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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석같은 약속 하룻새 휴지조각
  • 의약뉴스
  • 승인 2003.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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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로멘스와 불륜이다. 내가 낙찰하면 로멘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애기다. 이것은 입찰에 승자논리가 적용된 결과다.

여기에는 상호불신이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상대편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사전오더를 받았는데 가로챘다는 표현이나 덤핑으로 얼룩졌다는 식의 발언은 다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쥴릭 투쟁 당시 도매업계는 유례없는 단결을 과시한바 있다. 그러나 흐지부지 됐고 그 원인 역시 상호불신 때문이다. 거래 당사자들은 로멘스를 했고 거래를 하지 못한 쪽은 불륜이라고 몰아 부쳤지만 지금 한다하는 도매상 치고 쥴릭 거래 없는 없체는 거의 없다.


이번 서울대 입찰과 관련해서는 도매상 끼리의 상호불신이 어느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참여하지 말자고 결의하고서도 모두 참여했다. 탈락업체는 낙찰자의 비도덕성을 운운하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다.


그 역시 입찰에 참여했지만 낙찰 받지 못한 패자이기 때문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신뢰니 하는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한다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상도'라는 것은 경기 불황에도 적용된다. 결의하고 지키지 못한다면 도매상들의 구호는 헛구호이며 이를 믿고 따를 회원은 아무도 없다. 도매협회에 주만길 집행부가 등장했지만 먼산 불구경이며 시도협이나 병원분회 역시 역부족을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공동대응해 제약사 저마진을 타파하자고 부르짖는다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단결하지 못하면 업권을 찾을 수 없다. 지지멸멸한 도매업계의 미래는 그래서 밝지 못하다는 것이 의약뉴스의 판단이다.


그러나 비가 온다고 해서 모두 우울한 것이 아니듯 이런 과정을 거쳐 한단계 더 성숙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한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서울대 입찰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의약뉴스(newsmp@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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