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호의 기회 혹은 직능 위기
12월에 치러지는 대선은 어느 모로 보나 중요하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1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고 막중하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의약계가 대선에 거는 기대와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자신들의 정책을 잘 시행해 줄 것 같은 후보가 당선되면 좋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직능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협회와 약사회는 이번 대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 총력전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미 의협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약사회도 이와 마찬가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쯤되면 올 대선이 의사 약사들의 대리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올만도 하다. 의 약사들의 최대 화두는 의약분업이다.
의약분업은 공교롭게도 의사 약사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해 대선과 의약분업 그리고 의사와 약사가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의사와 약사들이 유력한 당선 후보군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애의 강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집단적 시위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위는 물론 극단적 투쟁 방법인 병의원이나 약국 폐문 등이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결론 부터 말하자면 자충수로 끝날 공산이 크다.
시위와 집회 그리고 폐문 등에 국민들은 넌더리를 칠 것이기 때문이다. 의약분업이 아무리 불편하다 하더라도 의사나 약사가 의약분업을 철폐하니 같이 시위에 참석하자고 하면 국민들은 십중팔구 고개를 가로 저을 것이다.
의 약사들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있지만 그 후보가 뜻대로 따라 주지 않는다고 해서 투정을 부려서는 안된다. 말로 해서 안되니 힘으로 보여 주자는 발상은 대선을 기회로 이용하지 못하고 위기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의약뉴스는 특정 후보를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 사생결단을 벌이고 있는 의 약사들에게 대화와 타협 그리고 설득을 주문하고 싶다. 시위나 대규모 집회는 직능에 대한 국민 혐오만을 가중시킬 것이 뻔하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짐은 심상치 않다. 약사회가 시민포상금제에 반발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레임덕이 가속화될 가을 쯤이면 또다른 이유를 들고 더 큰 집회를 열지도 모른다.
의협도 마찬가지다. 말로 해서 안되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강성 회원들의 요구를 집행부가 거부하는데 한계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익단체로 성장한 의협과 약사회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섣부를 판단과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직능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약뉴스는 충고한다.
의약뉴스 ( bgusp@newsmp.com)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