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투표 자체가 불특정 다수가 행한 것임에도 그것이 마치 의료계 종사자들의 여론 동향인 듯 보도하는 큰 오류를 범했다.
곧 투표자가 약업계인지, 의료인인지 혹은 공무원인지 제약사 직원인지 일반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협 선거에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이 투표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게다가 그 매체 자체가 약업계 전문지로써 대다수의 독자가 약업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바, 의사가 과연 몇이나 투표를 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가장 높은 표를 받았다는 후보는 약업계 추천 인사이지 의협 회원들이 원하는 인물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할 것이다.
의약분업 이후 의계와 약계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의료계가 원치 않는 인물을 약업계가 추천 했을 수도 있다.
이번 의협 선거는 의사 전체가 투표권을 가진 것이 아니고, 더욱이 의협 회원이라 해도 투표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다.
투표권자가 누구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든 모의투표를 하든 해야 옳을 일이다.
최근 의협에게 필요한 것은 회장이 누가 되느냐 보다는 의협이 어떻게 국민들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고, 어떻게 회원들이 다시 뭉치게 해서 협회다운 협회를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새 회장도 국민과 협회와 회원을 위하는 인물인지, 자리 욕심을 내는 인물인지에 대해 의협 회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 주는 것이 현재 의약계 전문지들이 제공해 주어야 하는 데이터이다.
매체가 범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오류는 시의성에 치우친 나머지 근거가 명확치 않은 보도를 하는 것이고, 다음은 특히 선거에 있어서 특정 후보에게 정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보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전문지의 수준을 낮게 보이게 만드는 행위일 뿐 아니라, 언론의 역할에 큰 부담을 지우는 자승자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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