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덕 후보를 불과 168표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당선을 거머쥔 주수호 회장이 이끄는 의협 호(號)의 미래가 벌써부터 의료계 안팎으로 관심을 사고 있다.주수호의 의협호는 어디로 갈까 긴급 점검해 봤다.
◎ 강력한 지도자
현 의료계는 외래 본인부담금 정률제 전환, 일자별 청구,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회장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집행부가 외부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주수호 회장은 27일 당선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주 회장은 “나를 지지한 회원보다 지지하지 않은 회원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집행부를 지지하는 회원이 많아질 수 있도록 솔선수범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 갈래로 찢어져 있는 회원들의 마음을 단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집행부와 지역 의사회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로운 회장에 대한 대표성 논란의 소지는 곳곳에 널려 있다.
당장 주 회장은 31.7%(6223표/1만 9,640표)라는 낮은 지지율로 당선됐고 2위 김성덕 후보와의 차가 168표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회원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전체 의협 회원(10만)에 1/5도 안되는 수준이라 의협으로부터 마음이 돌아선 8만 회원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울러 무효 처리된 전남대병원 전공의들의 100통의 투표용지 역시 선거 당락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더라도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 대정부 강경 투쟁
주수호 회장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쟁투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정부를 상대로 강경한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주수호 후보의 회장 당선으로 의협과 정부 간의 갈등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주 회장은 “의사들의 진의가 국민들에게 올바로 전달된다면 강경 투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주장을 ‘밥그릇 싸움’으로 매도하는 등 정부가 의사들을 투쟁으로 내몬다면 강경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 집행부 구성은
주수호 회장은 새 집행부 상임이사진에 대해 “이미 머리 속에 구상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상임이사진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주 회장은 “아직 당사자들에게도 의사를 묻지 않았다”며 “이 자리에서 미리 밝히는 건 그분들에게 결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수호 회장은 오늘(28일) 오전 10시 당선증을 받은 후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며, 2009년 4월까지 1년 10여개월간 의협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