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다른 지부에 비해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던 서울시약사회의 선거분위기가 7일 이은동 중구회장의 출정식과 9일 조찬휘 성북구회장의 출마기자회견을 계기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출마예정자가 2명으로 다른 지부에 비해 적은 편이라 경선의 열기는 겉으로는 아직 뜨겁지는 않다.
두 출마예정자들 모두 차분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어 눈에 뛸만한 상황은 없다. 하지만 물밑 움직임은 어느 선거 못지 않게 치열하다. 그만큼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서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회에서부터 대한약사회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은동 회장은 서울시약 약국위원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대약 보험이사를 맡고 있다.
10여년의 제약회사 영업경험과 25년여의 성공약국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살맛나는 약국경제’를 이루겠다는 조찬휘 회장은 ‘위기의 약사를 위한 약국 119구조원’을 자임하고 있다.
두 출마예정자의 정책중심이 다소 차이나고 있지만 둘 다 ‘대약과의 협조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따라서 차기 대약회장이나 서울시약회장이 누가 되더라도 차기에는 대약과 서울시약이 비교적 원만하게 관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부 정체성’과 ‘약국매출 증대’
이회장은 먼저 “지부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개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부는 대약에서 수립한 정책을 실행하고 회원들의 요구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대약의 정책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회원민생을 해결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약국이 행복한 공간이 돼야하고 약사직능이 누구 앞에서도 자랑스러운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소분판매금지 예외인 한약과 혼합판매제한이 없는 건강기능식품을 이용해 부자약국을 만드는 희망을 주겠다”고 말했다. 또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 폐지와 약국조제수가 현실화도 다짐했다. 덧붙여 “약국관리 의무위반은 행정처분만으로 한정하고 면대약국, 담합약국을 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비해 조회장은 약국매출 확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하루 10만 원 이상 매출증진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10대 역매품 선정과 100가지 기법 개발, 16개 특별추진단을 설치 등을 공약했다.
이와 함께 불용재고약 반품을 100% 해결하고 지부단위의 약사인력 Full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약사들의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서울에 4군데의 교육관을 설치해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권강화를 위해서는 약사감시일원화와 성분명 처방 실현, 대체조제 사후 통보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동문단일후보와 독자출마후보
조찬휘 성북구약사회장은 중앙대 약대동문회의 단일후보다. 서울대 출신인 이은동 중구약사회장은 동문의 조직적인 지원이나 지지가 없는 형식적으로는 없는 상태다.
동문선거 구도로 가면 이은동회장이나 원희목 대약회장이 불리하기 때문에 서울대 약대 동문회는 아예 ‘동문 불개입’을 공식화했다.
동문표를 바탕으로 시작한 조회장이 출발이 앞섰지만 이회장의 추격도 동력이 실리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회장에게는 중구분회 선거를 두 번이나 치열한 경선으로 통과한 경험이 있다.
조회장은 그동안 회무를 함께 했던 권태정 서울시약 회장과의 관계 설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권회장과 특별한 관계라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던 것인지 조회장은 9일의 기자회견에서는 자청해서 자신이 ‘누구의 사람’으로 거론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자신은 ‘약사회와 회원들의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약사회는 병원약사들까지 포함해 8천명에 이르는 대규모 지부이자 대약의 축소판이다. 서울시약사회 회원들의 관심과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미래의 전망을 바르게 제시하는 후보자에 약사들의 표심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