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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의대생의 한탄 “공부할 동기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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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의대생의 한탄 “공부할 동기 잃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10.14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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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진행

[의약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 휴학한 의대생이 대통령실 앞에 섰다.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규탄한 그는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걸 보고, 환자와 국민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고,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고 한탄했다.

건국대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을 규탄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교육부 장관에 고합니다’,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유급이라는 겁박 당장 멈추십시오’, ‘의대 5년 단축 당장 철회하십시오’, ‘의대생들에게 즉각 사과하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시위에 임했다.

▲ 건국대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을 규탄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 건국대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김창민 학생회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을 규탄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40개 의과대학 학생 중 한 명으로 이 자리에서 섰다는 김 회장은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이슈가 10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어 많은 국민들이 불편했을 텐데, 이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의대 증원을 납득할 근거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정부를 보며 화가 많이 났고, 학생들은 정부에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수단인 휴학계 제출를 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6일 교육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보고, 함구할 게 아니라 표면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책을 살펴보면, 대학은 복귀 시한까지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개별 상담을 통해 적극 설득하고, 이 과정에서 집단행동 강요 행위 정황, 온라인 명단 공개 등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복귀에 저해가 되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예외 없이 엄정하게 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생들이 복귀 시한까지 복귀하면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진급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하고 이를 학생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휴학을 원할 경우,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휴학을 승인토록 했다.

또한 장기적인 학사운영 파행으로 인한 의료인력 양성 공백을 고려해 대학 현장과의 협력하에 교육과정 단축ᆞ탄력운영 방안 마련 등을 통해 원활한 의료 인력 양성 및 수급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교육부는 학생들이 내년에 돌아오는 것을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해주겠다는 조건부 휴학 승인을 내걸었고, 만약 복귀하지 않으면 제적 혹은 유급이라고 겁박했다”며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지는 장관이 학생들을 향해 이러한 강요와 협박을 서슴없이 하는지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질타했다.

또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을 곱씹어 보았다”며 “의대생들은 국가 보건의료에 기여할 인재로 존중하지 않고, 그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항 세력으로 치부하기에 나온 말이라 확신했다. 교육부 장관은 모든 발언에 대해 반드시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내년 의사수급이 걱정되니 6년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며 “의대 교육을 받아보지 않고, 현장 경험도 없이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양질의 교육을 망치고 있는 정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교육부 장관은 자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김 회장은 의대생들이 휴학한 배경에 대해 ‘이기적’, ‘밥그릇 싸움’이라고 치부하는 일부 여론에 대해 “의대 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밥그릇이 뭔지 모르고, 매일 잠 못자가면서 시험을 치는 순수한 의학도로, 이런 힘든 과정을 버틴 건 직업에 대한 사명감, 보람 때문”이라며 “내가 배운 지식을 환자에게 적용해 도움이 된다는 그 희망으로 버텼는데, 정부가 근거 없이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면서 희망도, 동기도 잃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앞으로 몇 곱절이 늘어난 인원을 수용할 강의실, 실험실 등은 언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많은 교수들은 어디서 모셔올 건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저 스스로 환자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는지 회의감이 들었고, 결국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보점심 회의록 파기,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발언, 의학교육평가원 1년 유예, 의학교육 단축 등 법치를 무시한 독단적 행태를 목도했을 때 의대교육의 당사자로서 분개하며 목소리를 내야했다”며 “지금에야 목소리를 내는 것에 아쉬움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나아가 김 회장은 의대생들은 “의대생 이전에 대학민국 국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대생이라고 별거 없고, 그냥 공부 조금 잘해서 의대를 갔고, 대학에서 의학을 배우는 학생”이라며 “대학생이면서 한 명의 국민으로 이번 사태를 봤을 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지금 공부라는 본분을 잃었고, 학교엔 돌아가지 못하며, 고립된 느낌이 강했다”며 “그게 너무 답답했다. 과연 대한민국에 어른이라는 존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너무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또 “정부 당국은 빠른 시일 내에 의대 교육을 정상화시킬 방법을 찾아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의대 현장에 와서 학생과 교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보고, 더 늦지 않게 상황에 맞는 대책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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