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11-04 18:46 (월)
산으로 가는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출범 전 좌초 위기
상태바
산으로 가는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출범 전 좌초 위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9.20 0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여당, 입장 달라...의료계도 해결책 못 찾고 내부 분열만

[의약뉴스] 벌써 반년 넘게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이 좀처럼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결책으로 제시된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도 각자의 입장이 달라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 등 의료계 8개 단체는 지난 13일 의협회관에서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공동입장 브리핑’을 통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의협을 비롯해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경기도의사회 제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등이 참여했다.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의협은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현시점에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면서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 의대 증원 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가 정부와 여당, 의료계 내부적으로 전부 입장이 달라,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 의대 증원 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가 정부와 여당, 의료계 내부적으로 전부 입장이 달라,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의 추석 전 조기 출범이 어려워지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추석연휴 동안 의료계의 여러 인사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하고 나섰다.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추석 연휴 내내 관련 인사들 다수와 일대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며 “대화를 해보면 확실히 간극이 좁혀지고 어떤 문제를 서로 간에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쌓여온 불신은 크게 남아 있지만, 이 문제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서 반드시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제가 만난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았다”며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오는 24일 당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의료개혁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대표의 노력과는 별개로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이 없었다면서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페이스북에 “일부의 우려처럼 우리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개혁을 미룬 결과, 국민들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구급차 분만 같은 괴로움을 겪게됐다는 점을 정부는 뼈야프게 자성하고 있으며, 괴롭더라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고위험 산모를 태운 앰뷸런스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십통씩 전화를 돌렸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겸손하게 경청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심지 굳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앞서 한 총리는 지난 12일 지역 필수 의료체계 개선 당정협의회에서도 2025년 의대 증원과 관련해서는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또한 의료계가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 구성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2025년 의대 증원 재논의’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정부와 여당조차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 박단 위원장의 페이스북(왼쪽)과 한덕수 총리의 페이스북.
▲ 박단 위원장의 페이스북(왼쪽)과 한덕수 총리의 페이스북.

이에 더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박단 위원장도 한 대표를 직접 저격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정광재 대변인이 '한 대표가 박단 위원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기사를 공유하며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언론에선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동훈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고, 읍소는커녕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이 없다”며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순 없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과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박단 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손정호ㆍ김서영ㆍ조주신 공동비대위원장과 함께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들은 임 회장과 의협 집행부를 향해 “전공의와 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란다”며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의협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여ㆍ야ㆍ의ㆍ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 발표에 앞서 의협은 긴급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를 열어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중단을 전제로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표로하는 협의체 참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이 “의대생, 전공의, 광역시도회장을 팔아먹을 생각하지 말라”고 반발, 이에 임 회장이 반박하면서 두 사람 간 언쟁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보도되자 임 회장은 자신의 SNS에 “경기도의사회장 이동욱의 거짓말을 기반으로 한 가짜뉴스”라며 “이동욱에 대해 형사고소 진행하겠다”고 글을 남겼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했다.

그러자 이동욱 회장은 “형사고소한다고 하니,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무고 등에 대해 맞고소하겠다”며 “공인인 임 회장이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로 상대의 명예를 함부로 훼손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