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산업용 인공지능이 약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에 약사들이 약국 밖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내놔 이목이 쏠린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최근 타이베이 컴퓨텍스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가상 인간, 즉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인공지능이 약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산업용 인공지능이 단순 정보 저장 또는 데이터 처리를 위한 도구의 역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휴먼은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져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 인간을 의미한다.
젠슨 황 CEO는 “디지털 휴먼이 약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고객 상대 컨설턴트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약사들은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반응했다.
Chat-GPT의 등장에도 인공지능이 약사의 역할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지만, 상황이 실시간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
약사 A씨는 “작년에 Chat-GPT가 나왔을 때 약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그때는 아직 인공지능이 약사의 상담과 복약지도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요즘 뉴스에 나오는 인공지능의 수준을 보면 작년에 공개된 것들과는 차이가 크다”며 “올바른 데이터를 주입한다면 약사처럼 맞춤형 복약지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약사의 역할이 약국에 갇힌다면,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는 것. 이에 약사만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약사 B씨는 “약사들이 약국에서 조제나 복약지도 업무에만 몰두한다면, 인공지능이 자리를 대체하는 시대가 빠르게 올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은 결국 약사들이 그동안 해오던 단순 업무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약사들이 약국 밖으로 나가서 환자들에게 직접 약의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다제약물 상담을 통한 접촉이나 공공심야약국을 통한 지역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들이 약국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공공심야약국 국가지원 법안이나 지역사회통합돌봄 법안이 통과되며 약사의 대외활동을 위한 법적 근거는 만들어졌지만, 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약사사회가 개선책을 건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약사 B씨는 “약사들이 공공심야약국이나 다제약물 상담을 제대로 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법안들은 통과됐지만, 현장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공공심야약국은 부족한 지원으로 약국들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다제약물 관리 사업도 약사들이 봉사개념으로 참여하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법이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현장에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약사사회가 먼저 나서서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방법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해야 한다”며 “이런 활동이 부족하면 결국 법안들은 유명무실해지고, 약사 직능의 축소로 이어지는 결말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