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밤샘 수가 협상’의 전통은 올해도 이어졌다. 아침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마지막 유형의 협상이 새벽 3시를 넘어서야 마무리된 것.
이번 수가협상에서 5개 유형은 협상안을 받아들였고, 병원과 의원 유형은 건보공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대한병원협회 등 7개 단체와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협상을 완료하고, 1일 재정운영위원회(위원장 윤석준)에서 이를 심의ㆍ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상 결과 2025년도 평균 인상률은 1.96%로 추가 소요재정은 1조 2,708억 원이며, 협상이 타결된 유형 및 인상률은 치과 3.2%, 한의 3.6%, 약국 2.8%, 조산원 10.0%, 보건기관 2.7%로, 병원과 의원 유형은 환산지수 차등화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공단측에 따르면, 올해 수가협상 방향은 크게 3가지로, 정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의 ‘필수의료 공급 및 정당한 보상’ 과제에 따라, 불합리하고 불균형한 수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행위에 환산지수가 일률적으로 인상되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필수의료 분야 및 저평가 행위유형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또한 환산지수 인상률 제시의 기준점 역할을 위해 작년 보험자-공급자-가입자-정부-전문가로 제도발전협의체를 구성, 논의를 거쳐 마련한 5개 수가조정모형(SGR현행모형, SGR개선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 모형)을 올해 협상에도 적용했다.
이외에도 수가협상 기간을 가입자 중심의 재정위 소위원회와 공급자 및 건보공단이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큰 틀에서 서로의 입장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간담회를 실시 상호 간극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했다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
협상을 마치고 기자들과 브리핑을 진행한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올해 수가협상은 정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의 필수의료 및 공공의료의 정당한 보상 과제에 따라 불합리하고 불균형한 수가를 정상화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 보장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환산지수가 모든 행위에 일률적으로 인상돼 필수의료 분야 및 저평가 행위 유형에 대한 보상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가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가협상에서도 환산지수의 획일적 인상 구조를 탈피하고자 논의했다”며 “그러나 의협은 환산지수 차등화 절대 불가를 주장하고 병협은 상대가치 점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 등으로 환산지수 차등화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과 의원 유형은 환산지수 차등화를 지속적으로 거절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제도발전협의체에서 제도 개선을 논의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예년에 비해 빠르게 끝난 협상에 대해 “수가협상에 단원으로 수차례 참여했던 지난 협상에서 교훈을 얻어 개선한 결과 협상이 신속하게 끝날 수 있었다”며 “어떤 유형이 결렬되면, 결렬된 재정을 타 유형에 배분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결렬되어도 타 유형에 배분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고 설명했다.
또 “유형별 순위는 신뢰와 존중으로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신속하게 타결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형별 수가협상이 마무리된 후, 열린 건강보험재정위원회는 이번 계약 결과를 의결하며 몇 가지 부대의견을 결의했다.
구체적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병원 및 의원 유형의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을 심의ㆍ의결하는데 있어, 수가협상이 타결된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상단계에서 건보공단이 최종 제시한 인상률인 병원 1.6%, 의원 1.9%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 주기를 건의했다.
또 건정심이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을 정할 때 환산지수 인상분 중 상당한 재정을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조정에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과 의원 유형의 환산지수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30일까지 건정심에서 의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연말까지 2025년도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의 내역’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