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6-18 17:24 (화)
의협 “의료 공백에 외국 의사 투입, 국민 건강 위협”
상태바
의협 “의료 공백에 외국 의사 투입, 국민 건강 위협”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24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의료법 개정안에 반대 의견...“자격 제한, 진료 허용 범위ㆍ기간 규정 없어”

[의약뉴스] 의대 정원 증원 사태로 야기된 의료 공백에 대응하겠다면서 정부가 외국의사에게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정책을 내놓자 의협이 강력히 반대했다.

자격 제한이나 진료 허용 범위,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어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정부가 외국의사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자 의협이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 정부가 외국의사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자 의협이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최근 상임이사회를 열고, 외국 의사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의 의견수렴을 마치고 심의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 ‘심각’ 단계 발령 시 외국 의료인 면허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 대해 의협 산하단체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개정안에 의하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상 보건의료 재난 관련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발령되면 외국면허 소지자의 의료 행위가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 재난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에는 ‘가급적 재난이 발생하면 심각단계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후 상황에 따라 경계, 주의 등으로 적절히 경보수준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매뉴얼에 의하면 보건의료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심각단계’ 경보를 발령하더라도 문제되지 않으며, 외국 의료 면허자를 일선 의료현장에 투입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외국 의료 면허자가 일선 의료 현장에 쉽게 투입된다면 자칫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의사회는 “개정안은 ‘의사국가시험’이라는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했다”며 “외국의 의사 면허를 취득한 한국인이나 교포들이 무분별하게 국내 진료에 진입, 환자의 안전과 건강권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의사회는 “의사는 처방전기계가 아니라,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해 주는 존재”라며 “한국어는 사투리도 있고, 뉘앙스 등의 함축적인 의미의 언어가 많아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각종 의료사고 발생위험 가능성이 높아 의료인 면허 상호인정 또한 신중하게 처리하고 제한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내과학회는 “외국면허 소지자에 의한 의료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이유는 외국면허 의사의 진료의 질과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개정된 시행규칙이 시행될 경우, 후진국에서 낮은 수준의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진료하게 되며, 이는 국민의 생명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지금 의료위기는 정부의 파괴적인 정책결정에 의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미봉책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10년 후에나 성과를 낼 수 있는 의대 정원 증원을 주장하는 정부의 논리와도 이번 개정령안은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아무 조건이나 자격검증도 없이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들에게 한 의료행위를 허가한다는 것은 의료 수준과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시행규칙들을 만들려고 하는 정부의 숨어있는 의도가 무엇인지 심히 우려된다”고 힐난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현재 전자 공청회에도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졸속적으로 협의 없는 정책을 남발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의대 증원 관련 기존 발의안으로 충분히 피폐되고, 후퇴된 의료 시스템에 더 이상의 협의되지 않은 정책을 남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비현실적이고, 각종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을 내포한 땜질식 처방인 외국 의사들에게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복지부가 조속히 잘못된 의료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원점에서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국민건강을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의료갈등 해결에 나서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 같은 산하단체들의 의견을 수렴, 이를 정리해 복지부에 제출했다.

의협은 “외국의사 면허자가 국내 환자를 진료할 때 해당 국가 면허에 대한 인정 여부를 포함해 엄격한 사전 승인절차 및 허용대상 외국의사의 자격조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자격 제한이나 조건 부과 없이 일률적으로 환자 진료를 허용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단독 의료행위 금지나 의료행위 범위에 대한 사전 승인 등 조건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라는 단서 외에 의료행위 허용을 제한하거나 중단ㆍ종료하는 시점도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개정안은 외국의사에 대해 의료지원업무를 맡긴다고 하더라도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할 수 있다는 규정만을 두고 있다”면서 “원칙적으로 국내 환자 및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당연히 규정해야 할 제한적 의료행위를 위한 승인과 적절성 평가 및 승인 등 일련의 절차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의협은 “외국의사의 임상경력 등 확인을 위한 제반 근거 규정없이 무분별하게 환자 진료에 나설 경우,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제한적인 의료행위의 범위나 가능기간, 승인을 위한 일련의 절차에 대한 근거규정도 없기에 입법예고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